한신 타이거즈 수호신 오승환(32)이 11일만의 세이브로 구원 독주 체제를 본격화했다.
오승환은 지난 12일 일본 지바 QVC 마린필드에서 열린 지바 롯데 마린스와 교류전 원정경기에서 8-7로 리드한 9회 마지막 투수로 구원등판했다. 1점차 상황에서 안타 하나를 맞았을 뿐 마지막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5세이브째를 따냈다. 지난 1일 니혼햄 파이터스전 이후 11일만의 세이브로 평균자책점도 1.73으로 낮췄다.
13일 일본 에서는 '오승환, 15세이브 1위 독주'라는 제목하에 '오승환이 센트럴리그 1위를 독주하는 15세이브째를 마크했다. 9회 1사 2루 위기를 맞았지만 연속 삼진으로 막았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3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전에서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첫 패배를 당했지만 이후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승환은 9회 선두타자 가쿠나카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며 동점 주자를 루상에 내보냈다. 오카다 요시후미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득점권 위기에 몰렸지만, 크루스를 4구째 바깥쪽 꽉 차는 150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잡은 뒤 대타 사부로마저 140km 컷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실점없이 경기를 끝냈다. 올해 세이브 15개 중 6개가 1점차 상황에서 올라와 거둔 것이다.
에 따르면 경기 후 오승환은 "이런 경기에서는 점수가 쉽게 난다. 나는 9회에 확실히 막는 것만을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었다"며 "오늘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런 1승을 쌓아가고 싶다"는 세이브 소감을 밝혔다.
에서도 '시즌 15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이 센트럴리그 최다 세이브를 독주했다. 11세이브로 공동 2위인 캄 미콜리오(히로시마) 이와세 히토키(주니치)와 격차를 4개차로 벌렸다'며 오승환의 구원 부문 선두 질주를 강조했다. 열흘 동안 세이브 기회가 없었지만 경쟁자들의 추격은 미미했다. 오승환이 다시 세이브 행진을 시작하며 당분간 독주 체제를 본격화할 듯하다.
오승환과 구원왕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이와세는 이날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원정경기에서 3-0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끝내기 역전 2타점 2루타를 맞고 무너졌다. 2사 이후에만 4실점하며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오승환의 1점차 지키기와 대비되는 장면. 시즌 2패째를 당한 이와세는 평균자책점이 5.03까지 치솟았다. 미콜리오는 지난달 11일 왼발 내전근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돼 한 달째 개점휴업하고 있어 오승환에게 상황이 유리하다.
한국인 투수가 일본프로야구 구원왕에 오른 적은 아직 없다. 선동렬 KIA 감독이 주니치 드래건스 시절이었던 1997년 사사카 가즈히로와 같은 38세이브를 거뒀으나 구원승에서 사사키에 2승이 모자라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세이브와 구원승을 합한 세이브 포인트로 구원왕을 가렸다. 임창용도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5시즌 통산 128세이브를 올렸으나 구원왕은 없었다. 2010년 35세이브로 센트럴리그 2위에 오른 게 최고 순위였다.
오승환이 구원왕에 오른다면 한국인 투수 최초의 역사가 된다. 그 역사를 향해 한 걸음씩 내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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