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63점. 불꽃 같은 3연전의 출혈이 만만치 않다.
KIA와 한화의 치열하고 길었던 주중 3연전이 끝났다. KIA가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가져갔지만 전력 소모가 컸다. 이는 한화도 마찬가지였다. 물고 물리는 난타전을 주고 받는 바람에 투수진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당장 주말 3연전에 그 후유증이 찾아올 수 있어 우려된다.
지난 10~1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한화의 3연전은 난타전이라고 설명하기에도 모자랄 만큼 뜨거운 불꽃 타격전이 벌어졌다. 3경기에서 양 팀 합쳐 63점을 주고 받았다. 3연전 첫 날부터 9회 정규이닝을 4시간53분 동안 치르며 양 팀 도합 31점이 나왔다. 한화가 역전과 재역전 끝에 KIA를 16-15로 꺾었다.

KIA는 역대 한 경기 최다 팀 3루타 5개 신기록을 세우며 20안타를 몰아쳤고, 한화도 17안타를 폭발시켰다. 양 팀 모두 나란히 9명씩 투수들을 총동원했다. 이는 역대 한 경기 최다 투수 등판 타이기록이었다. 이틀 뒤 선발로 나서야 할 투수들을 마무리로 기용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승부였다.
KIA 선동렬 감독은 "무슨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줄 알았다. 감독하며 그런 경기는 나도 그렇고 김응룡 감독님께서도 처음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나마 둘째날에는 평온하게 끝났다. KIA 선발 임준섭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타로 9-2 무난한 승리를 거둔 것이다. 하지만 이는 3연전 마지막 혈전을 앞둔 숨 고르기였다.
3연전 마지막 날에는 KIA가 17안타, 한화가 13안타로 양 팀 도합 30안타가 터진 난타전 끝에 KIA의 11-10 신승으로 끝났다. 이날 경기도 4시간37분이나 걸렸다. 이틀 전 마무리로 깜짝 기용된 KIA 김진우와 한화 안영명은 구위가 떨어진 듯 대량 실점에도 한 타이밍 늦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화는 4명, KIA는 3명 불펜투수를 썼다.
3연전 불꽃 타격전으로 양 팀 모두 투수진에 만만치 않은 손상을 입었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가 퇴출된 가운데 윤규진·박정진·윤근영 등 핵심 불펜투수들을 소모했다. KIA 역시 마무리투수 하이로 어센시오가 불안한 모습을 거듭했고, 필승조 최영필과 김태영에게 부하가 걸렸다. 가뜩이나 약한 불펜인데 바닥이 드러날 만큼 소모했다.
체력적인 부분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보통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는데 정점을 찍으면 내려가게 마련이다. 주말 3연전이 걱정되는 이유. KIA와 한화 모두 광주에서 경기를 마친 후 각각 부산·마산으로 이동했다. KIA는 사직에서 롯데, 한화는 마산에서 NC와 주말 3연전이 예정돼 있다. 첩첩산중이다.
KIA는 26승32패로 공동 3위 넥센에 5경기 뒤진 7위에 머물러있으며 한화도 19승34패1무로 LG와 공동 8위 최하위로 처져있다.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 과연 두 팀이 하얗게 불태운 불꽃 3연전의 후유증을 극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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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