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의 장점을 빼앗아 내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화 포수 유망주 정범모(27)는 2012년부터 주전급 포수로 1군에서 뛰어왔다. 올해도 신인 김민수가 주전으로 시작했지만 부상으로 빠지자 정범모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5월 중순에는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공수에서 눈에 띄게 성장한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한화는 지난 3일 SK와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포수 조인성을 영입했다. 정범모만으로 포수진을 이끌고 가기에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조인성이 영입되며 자연스럽게 정범모의 출장 기회도 줄었다. 하지만 정범모는 조인성의 가세를 누구보다 반기고 있다.

정범모는 경기 전 훈련 시간부터 조인성과 함께 하는 시간 많다. 같은 포수이기 때문에 함께 훈련을 받아야 하지만 경기 중에도 이것저것 묻는 게 많다. 조인성도 "범모가 열의를 갖고 궁금한 것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나도 고맙다"고 했다.
정범모는 "조인성 선배님은 국가대표도 하시고, 한국시리즈에도 나가본 경험이 많으신 분이다. 선배님께 경기 상황에 따른 대처법을 많이 물어보고 있다. 선배님이 잘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다"며 "출장 기회는 줄었지만, 오히려 내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조인성을 영입할 때부터 이런 부분을 기대했다. 물론 담당 코치가 있지만 같은 선수로서 함께 움직이며 옆에서 보고 느끼는 것이 배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인성도 "야구에 정답은 없다. 후배들과 대화를 통해 내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전하고 싶다"며 열린 마음으로 다가섰다.
정범모는 "조인성 선배님께 가장 배우고 싶은 것은 차분함이다. 나의 가장 큰 문제가 덜렁댄다는 점이다. 위기에서도 침착하게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부족하다. 조인성 선배님의 차분함을 배우겠다"며 "선배님의 장점들을 빼앗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범모는 지난 12일 광주 KIA전에서 선발 마스크를 썼지만 공수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부상으로 도중에 교체됐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조인성과 틈날 때마다 이야기하며 배우고자 하는 의욕을 드러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은 정범모이지만 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어 누구보다 '조인성 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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