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라도…' 외국인 타자 부상에 촉각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13 09: 22

올 시즌 타고투저의 바람을 이끌고 있는 한 세력으로 평가받는 외국인 타자들의 성적표에 각 구단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체적으로 따지면 ‘먹튀’라고 할 정도의 형편없는 실력을 가진 외국인 타자는 없다. 그러나 부상이 관건이다. 외국인 타자들의 부상 방지에 전 구단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은 상대적으로 부상을 입을 확률이 적다. 대부분 선발 투수들이라 체계적인 체력 및 등판 일정 조절이 가능하다. 반대로 매 경기에 나서야 하는 외국인 타자들은 매일 부상과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실제 외국인 타자들의 부상 여부는 각 팀의 성적에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전력차가 그리 크지 않다고 평가받는 올 시즌 판도에서 적잖은 차별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가장 답답한 팀은 이미 두 차례나 루크 스캇을 잃은 SK다. 스캇은 4월 22일 NC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부상을 입어 2군으로 내려갔고 부상 복귀 후 13경기 만에 옆구리에 다시 통증을 느껴 지난 5월 28일 다시 2군행 지시를 받았다. 스캇은 첫 부상 때까지 타율 3할1푼4리, 4홈런을 치며 비교적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당시 팀 성적은 14승12패였다. 그러나 SK는 스캇의 부상 이탈 후 1승5패를 기록하는 등 타선의 짜임새가 부족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멀티 외국인 선수로 각광을 받았던 비니 로티노(넥센)도 부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로티노는 시즌 전부터 썩 좋지 않았던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5월 19일 1군에서 말소됐다. 타율 3할2푼5리로 예상 외의 좋은 성적을 보였던 로티노의 말소 이후 공교롭게도 넥센의 성적 또한 뚝 떨어졌다. 로티노가 1군에 있을 때 넥센은 22승15패, 2군으로 내려간 이후는 8승11패다.
부상 공포는 KIA로 옮겨갈 기세다. 필은 투구에 공을 맞아 지난 6월 6일 2군으로 내려갔다. 나지완과 함께 KIA 타선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필은 추후 다시 진단을 받을 예정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한 달 가량 빠질 수도 있어 구단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가뜩이나 하위권에 처져 있는 KIA로서는 장타력과 정확도를 모두 갖춰 중심타선에서 활약이 좋았던 필을 잃을 경우 전력의 큰 타격이 예상된다.
다른 팀들도 사정이 그리 여유롭지는 않다. 외국인 타자들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스캇이나 필의 경우처럼 경기 중 돌발상황에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있어 사실상 “운에 맞겨야 한다. 고사라도 지내야 할 판”라는 말도 나온다. 그렇다고 여유 있게 출전시간을 조절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조바심은 더 커진다. 한 시즌을 치름에 있어 적잖은 운이 따라야 한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이 명제는 외국인 선수 부상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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