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덩컨(38,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꾸준함이 전설의 선수들을 넘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4차전에서 마이애미 히트를 107-86으로 대파했다. 시리즈 3승 1패로 앞선 샌안토니오는 홈에서 열리는 5차전을 승리한다면 구단통산 5번째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덩컨은 30분 45초를 뛰면서 10점, 11리바운드, 2스틸, 1블록슛으로 팀의 기둥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스크린과 리바운드 등 팀에 꼭 필요한 궂은일을 도맡았다. 팀에 꼭 득점이 필요할 때 덩컨은 페인트존에서 가장 위협적인 득점원으로 변신했다. 전성기가 한참 지난 덩컨은 느렸다. 하지만 211cm의 신장과 완벽한 기본기로 무장한 덩컨을 막을 선수는 마이애미에 아무도 없었다.

이날 덩컨은 두 가지 대기록을 달성했다. 덩컨은 통산 플레이오프 출전시간에서 기존 카림 압둘자바의 기록(8851분)을 넘어섰다. 17시즌을 뛴 덩컨은 압둘자바보다 3시즌을 덜 뛰고도 대기록을 달성했다. 더구나 덩컨은 지난 2000년 무릎부상으로 플레이오프를 뛰지 못했었다.
아울러 덩컨은 플레이오프 통산 더블더블 158회로 매직 존슨(157회)을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덩컨은 윌트 채임벌린(143회), 샤킬 오닐(142회) 등 전설의 센터들보다 오래 코트를 지배한 선수로 남게 됐다.
덩컨은 4차전 후 가진 공식인터뷰에서 압둘자바의 기록을 넘은 소감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언론에서 어떤 점에서라도 내가 그런 대선수들의 기록을 넘었다고 말해줘서 고맙다. 정말 영광이다. 하지만 내 관심사는 한 번 더 이기는 것이다. 지난 날을 돌아보면 정말 영광이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의미를 부여했다.
덩컨의 관심사는 5번째 우승뿐이다. 방심은 없다. 작년에 샌안토니오는 3승 2패로 앞선 6차전 막판 역전패를 당해 7차전에서 우승을 내줬던 아픈 기억이 있다. 덩컨은 “마이애미는 충분히 우승자격이 있는 존경할만한 팀이다. 마이애미는 아직도 우승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마이애미는 우리 홈에서 이긴 적이 있다. 우리는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이틀 동안 휴식을 잘 취해서 5차전에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jasonseo34@osen.co.kr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