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오전 7시(한국시간) 치열한 한 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는 잉글랜드와 이탈리아가 경기 전 같은 고민을 공유하고 있다. 바로 엉망인 경기장 상태다. 그라운드 상태가 변수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전반적으로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개막을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경기장 주변 부대시설은 물론 경기장 상태조차도 좋지 않은 곳이 더러 있다. 대표적인 곳이 마나우스에 위치한 아레나 아마조니아다. 이 경기장에서 첫 경기를 가질 D조의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도 공공연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라운드를 처음 본 두 팀의 반응은 공히 ‘충격’이다.
아레나 아마조니아의 그라운드 상태는 육안으로 봐도 엉성하다. 곳곳에 잔디가 빠져 있고 그나마 있는 잔디도 잘 정비되어 있다기보다는 울퉁불퉁하다. “도저히 월드컵을 치를 만한 여건이 안 된다”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애당초 아레나 아마조니아는 비가 많이 내리는 아마존 습지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잔디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그것이 현실이 된 셈이다.

이에 잉글랜드는 아예 13일(이하 한국시간) 예정됐던 경기장 적응 훈련을 취소했다. 차라리 숙소 근처에 마련된 훈련 시설에서 뛰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을 정도로 잔디 상태가 형편없었다. 잉글랜드보다 조금 늦게 경기장에 도착한 이탈리아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다. 훈련은 정상적으로 진행했지만 잉글랜드와 마찬가지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데메트리오 알베르티니 이탈리아 축구협회 부회장은 13일 훈련에 앞서 취재진에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다”라면서 “(경기 시작 전까지)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완벽한 상태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베르티는 “좋지 않은 피치에서 뛴다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경기에는 큰 영향이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국 언론들은 경기장 상태가 양팀에 주는 득실차 계산에 분주하다. 잔디가 울퉁불퉁하면 자연히 패스성공률이 떨어지고 드리블에도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아예 긴 패스로 때려놓고 한 방을 노리는 전략이 나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방 공격수의 발이 빠른 잉글랜드에 유리하다는 전망이 있다. 다만 ‘패스 마스터’인 안드레아 피를로가 버티는 이탈리아도 롱패스에 장점이 있기는 마찬가지라 쉽게 점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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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첫 경기가 열릴 아레나 아마조니아의 3월 당시 모습. 그러나 최근에는 비가 많이 내려 잔디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