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강타자 최형우는 12일 목동 넥센전서 짜릿한 경험을 만끽했다. 이날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8회부터 포수로 수비 위치를 옮겼다. 지난해 8월 23일 대구 두산전 이후 293일 만의 마스크 착용.
13일 대구 두산전에 앞서 만난 최형우는 전날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나가면 정말 재미있다"고 웃었다. 잘 알려진대로 최형우는 포수 출신이다. 그래서 일까. 그는 "예전에 했던 게 있는데 그 정도 하는 건 당연하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아직도 포수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최형우는 "예전에 코치님께 정말 진지하게 포수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하지만 코치님께서 '보험용 포수도 아니고 굳이 무리할 이유가 없다'면서 만류하셨다"고 아쉬워 했다.

그렇다고 포수 복귀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겸업에 가깝다. 최형우는 "내가 포수로 뛴다면 선수 활용 범위도 훨씬 더 넓어진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옆에 있던 채태인은 "장원삼 전담 포수로 뛰는 건 어떠냐"고 권유하기도 했다.
최형우는 "내가 포수로 뛴다면 엔트리 1명 더 활용할 수 있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하지만 최형우의 간절한 소망이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류중일 감독이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면 최형우를 계속 기용하겠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감독님께서 절대 안 시킬 것 같다. 만약에 백업 포수로 활용할 복안을 갖고 계셨다면 진작에 언질을 주시지 않았을까". 최형우의 표정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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