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최준석(32)은 올해 4년 총액 35억원으로 FA 계약을 맺고 거인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개막 전부터 4번 타자로 낙점 받았지만 시즌 초 부진이 계속됐고 급기야는 1루수 자리를 박종윤에게 넘겨주고 주로 대타로 출전했다.
최준석은 지난해 두산 베어스에서 뛸 때에도 "불규칙한 출전으로 타격감을 유지하는 데 애를 먹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시즌 초 부진과 포지션 경쟁자인 박종윤의 맹활약이 맞물리면서 최준석은 롯데에서도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다.
5월 들어오면서 최준석의 타격감은 많이 돌아왔다. 월간 성적은 20경기 34타수 11안타 2홈런 타율 3할2푼4리였다. 그렇지만 포지션 중복으로 자리가 다시 없었다. 출전이 뜸해지며 6월에는 다시 타율 1할6푼7리로 타율이 떨어졌다.

기량이 보증된 선수를 계속해서 벤치에 두는 건 롯데로서도 막심한 손해다. 급기야 롯데는 박종윤을 좌익수로 기용하는 실험을 했고, 최준석은 11일 사직 LG전에서 적시 2루타를 치는 등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13일, 롯데는 KIA 타이거즈 선발 양현종에게 약했던 박종윤을 빼고 최준석에게 지명타자를 맡겼다. 최준석은 홈런 2개로 보답했다.
최준석은 13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2홈런 5타점을 쓸어 담았다. 최준석의 활약 속에 롯데는 KIA를 8-6으로 잡았다.
1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선 최준석은 양현종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대형 홈런을 터트렸다. 올 시즌 19번째 만루포, 통산 645호 만루포다. 최준석 개인으로는 개인 3호다. 이후 두 타석에서 범타에 그쳤던 최준석은 7-5까지 추격을 허용한 7회말 2사 주자없는 가운데 KIA 3번째 투수 박경태로부터 좌월 솔로포를 뽑아냈다. 비거리는 120m, 올 시즌 7호 홈런이다. 최준석의 한 경기 2홈런은 2010년 8월 4일 잠실 롯데전 이후 처음이다.
경기 전 최준석은 프리배팅에서 계속해서 담장을 넘기면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그리고 실전에서도 홈런 두 방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롯데에 유감없이 뽐냈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던 울분을 날려버린 홈런포 두 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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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