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복수혈전이다.
한화 우완 유망주 이태양(24)이 약속을 지켰다. 이태양은 1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3피안타 6볼넷 1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펼치며 한화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2연패와 NC전 3연패를 동시에 끊는 '스토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태양은 선발로 자리 잡은 5월 이후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86으로 안정감을 자랑했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간 것은 딱 한 경기, 바로 지난달 27일 대전 NC전이었다. 당시 경기에서 이태양은 3이닝 10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7실점(6자책) 뭇매를 맞으며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이태양은 전혀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NC전을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그는 "NC랑 다시 붙고 싶다. 지난 NC전에서는 상대가 얼마나 치려는지 보기 위해 정면승부했는데 계속 맞았다"면서도 "다음 대결에서도 칠테면 쳐보라는 생각으로 던질 것"이라 자신했다. NC에 설욕하겠다는 강한 다짐이었다.
이태양의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이날 전반적으로 제구가 잘 되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위기에서 흔들림없는 강심장을 자랑했다. 1회 이종욱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지만 후속 모창민을 초구 142km 낮은 직구로 3루수 앞 병살타를 유도했다. 4회 무사 1·3루에서도 이호준에게 낮은 포크볼을 던져 3루수 앞 병살타로 솎아내 실점과 아웃카운트 2개를 맞바꿨다.
특히 6회 위기 극복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1사 만루에서 권희동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지만 과감한 몸쪽 승부와 낮은 포크볼로 유인했다. 권희동이 놀라운 인내심으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다. 보통의 투수라면 이 상황에 심리적으로 쫓기는 게 정상이지만 이태양의 심장은 전혀 쪼그라들지 않았다.
3-2 한 점차로 추격받는 상황에서 이태양은 손시헌과 7구 승부 끝에 바깥쪽 낮은 143km 직구를 던졌다. 손시헌의 배트 끝에 걸린 타구는 2루수 정근우에게로 향하며 4-6-3 병살로 이어졌다. 희비가 엇갈린 순간. 역전 주자까지 나가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공을 자신있게 던진 이태양이 NC를 무너뜨린 순간이었다.
이태양은 투구수 107개를 던진 상황에서 7회에도 마운드올라 143km 강속구로 지석훈을 루킹 삼진 잡는 등 삼자범퇴로 막았다. 한화는 KIA와 주중 3연전 혈전으로 불펜이 크게 소모돼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태양의 7이닝 피칭이 단비와 같았다. 시즌 2승(3패)째를 거둔 이태양은 평균자책점도 3.86으로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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