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투수진, 강민호 극찬하는 이유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6.14 06: 04

13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KIA 타이거즈 경기는 롯데의 8-6 승리로 끝났다. 이날 롯데 최준석은 만루홈런 포함 하루에 홈런 2개를 터트리면서 팀 공격을 이끌었다. 그렇지만 정작 경기 후 김시진 감독은 "오늘 경기의 승리 요인은 강영식이 불펜에서 잘 막아준 덕분"이라고만 말했다.
강영식은 올 들어 가장 깔끔한 피칭으로 KIA 타선을 봉쇄했다. 7-5로 앞선 7회 1사 후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을 타자 4명만으로 깔끔하게 처리하며 KIA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특히 강영식의 투구가 깔끔했던 이유는 투구수가 9개밖에 안 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작 강영식은 이날 호투의 공을 주전포수 강민호에게 돌렸다. 강영식은 "민호가 지금 많이 힘들텐데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투수를 편안하게 해준다. 특히 타겟이 참 좋아서 제구에 많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타겟은 말 그대로 포수가 투수에게 던질 곳을 지정해주는 걸 뜻한다. 보통 포수들은 사인을 낸 뒤 글러브를 던져야 할 곳으로 가져다 대는 것이 기본이다. 그렇지만 강영식은 "포수에 따라서는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사인이 안 맞아서 기분이 나쁘다 싶으면 사인만 내놓고 글러브도 내밀지 않는 포수가 있을 정도"라고 말한다.
하지만 강민호는 그렇지 않단다. 강영식은 "내가 공을 던지기 쉽게 몸을 움직여 미트를 내밀고 기다린다. 사실 오늘 마지막 공도 난 슬라이더, 민호는 커브를 요구했다. 의견이 달랐지만 민호는 내 생각을 존중했고, 대신 슬라이더를 낮은 쪽으로 던지도록 미트로 유도를 했다. 민호 덕분에 공을 던지는 게 편하다"고까지 한다.
강민호 뿐만 아니라 롯데 투수들은 호투 뒤에 강민호 이야기를 꼭 빼놓지 않는다. 워낙 오랜 시간동안 롯데 포수마스크를 썼던 강민호이기에 투수들에 대한 파악이 정확히 된 것도 있지만, 그 만큼 강민호는 롯데 투수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포수다.
투수들의 이러한 찬사에 강민호는 쑥쓰러운 듯 "방망이가 안 맞으니 그런 것이라도 열심히 해야하지 않겠냐"라고 웃었다. 보통 포수의 능력을 이야기할 때에 투수리드, 블로킹, 2루 송구를 언급하지만 가장 중요한 능력은 투수들로 하여금 편하게 공을 던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롯데 투수들은 강민호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강민호는 "타겟을 쉽게 잡아주는 건 별다른 게 없다. 예를 들어 바깥쪽으로 사인을 내면, 내 미트만 갖다대는 게 아니라 살짝 몸까지 움직이는 것이다. 물론 많이 움직이면 힘들지만 몸이 움직여 공을 받는다면 투수들이 좀 더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타격 컨디션이 빨리 돌아오지 않고 있는 강민호지만, 여전히 팀 투수들에 대한 걱정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장)원준이도 그렇고, 유먼도 그렇고 구속이 조금만 더 올라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을 것 같다. 다른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팀에는 좋은 투수들이 많은데 그들의 능력을 끌어내는 게 내 임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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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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