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테면 쳐봐" 이태양, 김응룡이 인정한 에이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6.14 05: 59

이것이 바로 에이스다. 먹구름 잔뜩 끼었던 한화 마운드에 태양이 떴다. 너무 반짝 반짝 눈이 부신다.
한화 우완 유망주 이태양(24)이 명실상부한 독수리 군단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이태양은 지난 13일 마산 NC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3피안타 6볼넷 1사구 5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피칭으로 한화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는 2연패와 함께 NC전 3연패도 동시에 끊었다. 시즌 2승(3패)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도 규정이닝을 채우며 공동 9위(3.86)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이태양은 이날 최고 147km 직구(64개) 중심으로 슬라이더(39개) 포크볼(10개) 커브(4개) 등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구사하며 NC 타자들을 압도했다. 이태양과 처음 배터리를 이룬 베테랑 포수 조인성은 "변화구 제구가 잘 이뤄졌다. 경기 초반 직구 위주로 가다 중반 이후로는 변화구로 승부했다. 6회 이후에는 변화구 제구가 흔들렸지만 위기에서 잘 막아냈다"고 만족해 했다.

이태양에게는 말 그대로 '복수혈전'이었다. 이태양은 지난달 27일 대전 NC전에서 3이닝 10피안타(1피홈런) 7실점(6자책)으로 무너지며 패전을 당한 바 있다. 하지만 이태양은 전혀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 NC전이 기다려진다. 얼마나 잘 치는지 보려고 계속 정면승부했는데 다음에도 마찬가지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대로 그는 NC타선을 압도하며 설욕했다.
NC전 승리 후 이태양은 "NC전이라고 해서 특별히 마음가짐이 달라진 건 없다. NC가 지난번에 잘 쳤지만 오늘도 똑같이 칠테면 쳐보라는 마음이었다. 오늘도 얼마나 치는지 보자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배짱두둑한 피칭으로 위기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3차례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했다. 특히 1점차로 리드한 6회 1사 만루에서 손시헌을 병살타로 유도한 게 백미였다.
이태양의 호투는 여러모로 한화에 큰 승리였다. 한화는 KIA와 주중 3연전에서 불펜투수들을 소모하며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이태양은 7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6회까지 107개의 공을 던진 상황이었지만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갔다. 정민철 투수코치가 "힘들지 않냐?"고 물어봤지만 이태양은 "괜찮다. 더 던질 수 있다"고 답하며 당당히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이태양은 개인 한 경기 최다 117개의 공을 뿌렸다. 사사구 7개로 투구수가 많았지만 낮게 제구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증가한 것이었다. 그는 "볼넷이 많았지만 어처구니없는 볼넷이 아니었다. 낮게 던지려 한 것이라 의미없는 볼넷은 아니었다"며 "6회 이후 한 이닝이 아니라 한 타자와 공 하나 하나에 집중하며 던졌다. 내가 더 잡고 싶었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응룡 감독도 이태양을 에이스로 인정했다. 김 감독이 유일하게 "우리팀 붙박이 선발이다"고 말한 것을 넘어서 "우리팀의 에이스다. 에이스가 나온 날에는 이겨야지"라고 최고의 극찬을 내렸다. 팀의 연패를 끊고 긴 이닝을 던지며 지친 불펜에 휴식을 준 점 그리고 한 번 당한 상대에게 설욕까지. 이태양이 에이스의 자격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한화 에이스는 이제 이태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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