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한복판에서, 그것도 한밤중에 조난을 당한다?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in 브라질'에선 가능한 놀라운 일이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정글의 법칙 in 브라질'에서는 일명 '솥 원정대 팀'으로 명명된 봉태규, 예지원, 배성재, 빅스 혁 등의 멤버들이 사막 한복판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리얼한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들이 사막을 헤매고 있었더 것은 블라인드 퀘스트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였다. 제작진은 이들을 사막 한가운데 놓고 스스로 베이스캠프를 찾아가도록 했다. 어디가 어디인지 모를 사막에서 멤버들은 걷고 또 걸었다. 그러나 해는 저물었고, 족장 김병만조차 없는 네 사람은 방향을 잃고 말았다.

이러한 일은 마치 예고돼 있던 것처럼 일어났다. 사막 한가운데 뜬 달은 붉은 빛을 내며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같은 달을 보고 김병만이 있는 족장 팀과 솥 원정대 팀이 느끼는 바는 달랐다. 솥 원정대 팀은 마치 조난의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듯 불길한 예감에 빠졌다. 끝없이 걷는 네 사람과 그 위에 떠 있는 붉은 달이 신비롭고 긴장감 넘치는 그림을 만들어냈다.
결국 제작진은 멤버들에게 "아무래도 길을 잃은 것 같다"며 조난을 당했음을 알렸다. 그러자 예지원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냐. 이 사막에서 6시간을 헤맸다"고 말했고, 봉태규 또한 "우리 조난 당한 것이냐"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제작진이 섭외한 안내인을 따라 비상 베이스캠프로 향했다.
그러나 마련됐다는 비상 베이스캠프는 사실 그저 사막 한가운데 덩그러니 남겨진 것과 같았다. 멤버들은 '멘붕'에 빠지다못해 이젠 이 상황을 지쳐 포기하는 모습이었다. 까다로운 배성재마저 철퍼덕 사막 바닥에 누워 잠을 청할 정도. 네 사람은 추위와 두려움, 배고픔에 지쳐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설상가상으로 다음날이 되자 폭우까지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사막을 지배하는 누군가가 이들을 고생하게 만들려 마음먹은 것 마냥, 솥 원정대 팀의 사막 원정기는 험난하기 그지없었다.
물론 이러한 조난 사건은 멤버들에겐 무섭고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분명 안방극장에는 긴장감 넘치는 그림을 전달했다. 어둡고 추운 사막에서 갈 곳을 잃은 채 방황하고 야생 동물의 발자국을 발견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사막이라는 공간이 주는 신비로운 공포를 극대화시켰다.
한때 '정글의 법칙'을 향해 좋지 않은 일부 시청자들의 시선이 존재하기도 했다. 리얼한 정글 탐험을 그리던 초반 '정글의 법칙'에 비해 너무 '느슨'해진 것이 아니냐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이날 방송된 사막에서의 조난은 그 어느 정글보다 리얼 그 자체였다. 하늘이 만들어준 '리얼 생고생'이었다.
mewolong@osen.co.kr
'정글의 법칙'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