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호주] ‘다크호스’ 칠레, 일장일단 드러났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6.14 08: 59

경기 초반에는 ‘다크호스’의 모습을 마음껏 펼쳐보였다. 그러나 동시에 수비진의 신장 열세라는 불안요소도 드러났다. 칠레의 장점과 단점이 모두 나타난 경기였다. 
칠레는 14일(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서 열린 B조 예선 호주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칠레는 전반 12분 알렉시스 산체스가 선취골을 넣었고, 2분후 산체스의 패스를 호르헤 발디비아가 골로 연결시켰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칠레는 전반 35분 팀 케이힐에게 헤딩슛을 허용했으나, 경기 막판인 후반 47분 장 보세후르의 쐐기 골로 마침표를 찍었다.
초반만 압도적이었다. 시작부터 산체스를 중심으로 호주를 마음껏 흔들었다. 전반 점유율 70%, 호주 진영에서만 공이 돌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두 골 이상이 나올 수 있는 페이스였다. 누가 봐도 전반 20분까지는 칠레의 낙승이 예상됐다. 호주는 칠레의 현란한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고, 패스 미스로 역습의 연결고리도 없었다.

하지만 케이힐의 골을 기점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호주는 칠레 수비진의 신장 열세를 이용, 꾸준히 케이힐을 향해 패스를 넣었다. 그러면서 케이힐은 후반 두 차례 더 슈팅을 쏘아 올렸고 칠레는 후반전을 위태롭게 보냈다. 보세후르의 골이 터지기 전까지는 외줄타기를 하는 듯했다.
사실 칠레의 수비는 월드컵 지역예선부터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16경기 동안 25실점하며 매번 불안했다. 상대 역습에 맥없이 무너지며 너무 쉽게 실점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같은 조에 속안 네덜란드와 스페인이 호주보다 날카로운 창을 지니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수비불안은 더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역습이 주무기인 네덜란드를 상대로 신장열세까지 겹치면 극복하기 쉽지않다.
공격에서 후반전 집중력 저하도 옥의 티였다. 빈 공간을 침투해 놓고 패스 미스가 나왔다. 지친 듯 경기 내내 흐름을 가져가지 못했다. 월드컵 첫 경기에,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많음에도 지구력에서 호주보다 앞선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물론 첫 경기기 때문에 더 발전할 수도 있다. 좀 더 호흡이 맞는다면, 전반전 초반에 보여줬던 폭풍 같은 모습을 길게 유지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앞으로 맞붙을 상대가 우승후보임을 염두에 두면, 마냥 긍정적인 전망은 힘들 듯 하다. 오는 19일 스페인전을 내주면, 이날 경기 승리는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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