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빅맨’이 호평을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에는 눈빛, 표정, 몸짓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김지혁 그 자체로 분했던 강지환이 있다. '김지혁'의 성장을 따라 그를 '빅맨'으로서 이끌어낼 수 있었던 건 배우 강지환의 힘이었던 것. 이에 ‘희로애락’의 다채로운 연기력으로 배우로서의 진가를 다시 한 번 확인시키며 드라마에 더욱 이입하게 만들었던 강지환의 명장면을 짚어봤다.
#‘희(喜)’, 남자가 사랑에 빠졌을 때
시장 사람들 속에서 거리낌 없이 노래를 부르던 미라(이다희 분)를 보고 한 눈에 반해버린 지혁. 강지환은 대사 하나 없이 표정과 눈빛 하나만으로도 사랑에 빠져 버린 남자를 그대로 표현해 냈다. 또한 아픈 미라를 간호하며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모습은 설렘마저 자극했다. 이어 지난 13회에서는 자신을 돕는 그녀에게 “혹시라도 날...”이라며 더듬거리며 수줍게 웃어보이던 모습은 보는 이들까지 미소 짓게 만들었다.

#‘로(怒)’, 화면 압도하는 절정의 분노 연기
강지환의 열연이 빛났던 최고의 명장면은 현성가를 무너트리기로 결심했던 장면이었다. 스스로의 세상에 갇힌 채 초점 없던 눈빛은 그가 고개를 든 순간 180도 달라졌다. 순식간에 생기가 스며들며 감정을 터트리던 강지환은 눈빛 하나만으로도 살기를 폭발, 안방극장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또한 비아냥거리던 동석(최다니엘 분)의 말에 이를 악물고 “온다. 그 꿈같은 세상은”이라며 다짐하던 강지환의 눈빛은 브라운관까지 압도했다.
# ‘애(哀)’, 명품 오열이 만들어낸 눈부신 3분
권력 앞에 무릎 꿇고 모든 걸 포기하려 했을 때, 삶의 터전을 잃고 자살을 택한 시장 박씨 아저씨의 죽음을 알고 흘리던 그의 눈물은 안방극장을 촉촉이 적셨다. 특히, 달숙(송옥숙 분)을 껴안고 “나 어떻게 살아야하냐”며 눈물을 쏟아내던 그의 오열은 가슴 깊은 곳의 울분까지 꺼내 보는 사람까지 먹먹하게 만들었다. 또한 이다희와 최다니엘의 사이를 알게 된 후,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던 모습은 첫 사랑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락(樂)’, 진짜 시장의 아들 김지혁
현성마트의 재래시장 시스템 도입에 성공한 후 벌어진 시장 사람들과의 자축파티에서 환히 웃으며 즐기는 강지환의 모습은 연기가 아닌 진짜 시장의 아들 김지혁이었다. 혼자 튀는 것이 아닌 주변인들 속에 자연스럽게 섞여드는 인간미 넘쳤던 어우러짐은 마음까지 훈훈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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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