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극본 이경희, 연출 김진원)에서 동석(이서진)과 해원(김희선)은 도대체 언제 안정을 찾게 될까?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연인은 드라마의 단골 소재라지만 '참 좋은 시절' 속 주인공들의 경우는 좀 더 그 정도가 심하다. 동석과 해원은 수차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결혼을 목전에 두고 감정의 도돌이표를 겪고 있다. 크게 보자면 시청자와의 밀당일 수도 있는데, 이를 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뜨미지근한 게 문제다. "도대체 몇 번의 이별을 반복하는 거냐", "둘의 잦은 만남과 이별이 긴장 탄다기 보다는 지친다"라는 아쉬움의 반응이 적지 않다.
14일 방송된 '참 좋은 시절'에서는 동석과 해원이 결국 가족사를 극복하지 못한 채 다시 또 이별하기로 결심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앞서 동석과 해원은 동석의 어머니 소심(윤여정)에게 가까스로 결혼 승낙을 받은 상태였고, 이들은 짧게 나마 행복감에 잠겼지만, 동석이 족발집에서 홀로 오열하는 어머니를 본 후 일은 다시 틀어졌다.
소심은 시아버지인 기수(오현경)의 뜻에 따라 할 수 없이 결혼을 허락한 상태. 하지만 남몰래 오열하면서 마음에 품은 응어리를 내비쳤다. 이에 더해 해원의 아버지로 인해 머리를 다쳤던 동옥(김지호)은 "내가 바보라서.."라며 연인 우진(최웅)의 어머니에게 매몰찬 대우를 얻은 것에 대해 서러운 눈물을 흘렸다.
이 모든 모습을 본 해원은 동석에게 "더는 못하겠다. 우리 때문에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고 애쓴다. 도저히 안 되겠으면 놔준다고 했지?”라고 물었다. 이에 동석은 "내가 처음으로 널 놔주는 거다"라며 이별에 차분히 동의했다. 해원은 아예 떠날 결심을 굳혔다.
어린 시절 연인이었다가 헤어진 후 성인이 돼 다시 만나게 된 이들은 벌써 몇 번의 이별과 재결합을 반복해왔던 바다. 다시 만난 이들은 처음에는 계약 연애로 시작했지만, 서로 애틋한 마음이 있던지라 금세 진짜 연인이 됐다. 하지만 해원이 자신의 가족사를 알고 이별 통보를 했고, 아픈 연인은 다시 사랑의 힘으로 난관을 극복했다. 그러나 결혼 허락을 받은 해원이 자신의 아버지가 냈던 자전거 사고를 동석의 가족들에게 밝히면서 또 한 번 동석의 가족들에게 외면 받았다. 동석은 이런 가족들의 반대에도 꿋꿋이 사랑을 지켜나가며 결혼 승낙을 받아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오해, 갈등, 그리고 극복이 다소 지리하게 펼쳐져 긴장감을 조이기 보다는 '도돌이표 전개'란 인상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이제는 다시 서로 합의(?)하에 헤어지게 됐는데, 할아버지 기수(오현경)의 죽음이 앞으로의 전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할아버지는 죽기 전까지 자리에서 해원을 찾았다. 예고편에서는 충격을 받은 소심이 "우리 아버님 어디있냐?"라며 기수를 찾았다. 드라마틱한 상황이지만, 서로 너무 사랑하지만 윗 세대들의 갈등에 부딪혀 연결되지 못하는 로미오와 줄리엣 갈등 구조가 가족드라마 장르 안에서 탄탄하게 중심을 잡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물론 '참 좋은 시절'의 미덕도 있다. 막장 코드를 배제한 따뜻한 휴먼 스토리로 적어도 보다가 못 참고 채널을 돌리게 하거나 욕 하면서도 그 자극성에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면모는 없다. 하지만 이들이 한 번 더 결혼하지 못하고 헤어진다면 '또?'라는 짜증섞인 시청자 반응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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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