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2년 만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노경은(30, 두산 베어스)가 선발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남겼다.
노경은은 지난 14일 대구구장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팀의 2번째 투수로 나섰다. 노경은이 선발투수가 아닌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것은 2012년 6월 2일 대구 삼성전 이후 742일 만의 일이었다. 노경은은 3⅓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했다.
분명 5월 이후 대부진과는 상반된 피칭을 보였다. 노경은은 5월 5경기에서 23⅔이닝 동안 27실점했다. 그리고 6월에 선발로 나선 2경기에서는 5⅔이닝 16실점했다. 6이닝도 채 던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볼넷이 9개나 있었을 정도로 노경은은 흔들렸다.

반면 구원으로 나온 이날 초반 피칭은 매우 훌륭했다. 2회말 2사 2, 3루에 나온 노경은은 첫 타자 이승엽을 공 3개로 1루 땅볼 유도하고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3회말에는 삼성의 하위타선을 상대로 공 7개만 던지며 가볍게 삼자범퇴 처리했다.
그러나 4회말에는 선두 김상수의 내야안타와 도루, 박해민의 우중간 적시타, 2사 후에 터진 이승엽의 중전 적시타에 2점을 허용했다. 마지막 이닝이 된 5회말에는 다시 순항하는 듯 했으나, 2사 후에 김상수와 박해민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했다. 그래도 점수를 주지 않은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선발 이재우가 조기 강판되기는 했지만, 선발보다는 이닝 소화에 대한 부담이 적은 상황에서 등판한 노경은은 여전히 힘 있는 공을 뿌렸다.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은 최대 148km까지 나왔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장타를 맞지 않고 볼넷도 단 1개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이날처럼 볼넷과 장타를 억제할 수 있다면, 노경은의 선발 복귀는 그리 머지않은 일일 수도 있다. 이 경기 이전까지 노경은은 58이닝을 던지며 볼넷을 40개나 줬고, 장타는 29개로 정확히 2이닝 당 하나를 얻어맞았다. ‘공짜 출루’에 이은 장타 허용이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만큼 이 두 가지 위험요소만 없으면 대체선발보다는 노경은에게 더 좋은 피칭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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