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오브으리] ‘다람쥐’ 캠벨, 우루과이 붕괴시켰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15 05: 57

디에고 고딘, 디에고 루가노라는 경험 많은 센터백들의 얼굴은 경기가 지날수록 어두워졌다. 그들의 앞에는 조엘 캠벨(21, 코스타리카)이라는 다람쥐가 도무지 잡기 힘든 속도로 빠져나갔다. 캠벨이 우루과이라는 거함을 격침시키는 데 큰 공을 세우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코스타리카는 15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탈레사 에스타디오 카스텔라웅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D조 첫 경기에서 3-1로 역전승했다. 전반 24분 카바니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하며 끌려갔으나 후반 9분 캠벨의 동점골에 이어 3분 뒤에는 두아르테가 역전골을 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39분에는 교체 투입된 우레냐가 우루과이 수비진의 뒷공간을 파고들며 완벽한 마무리로 우루과이 침몰을 결정지었다.
가장 빛난 선수는 최전방에 위치한 캠벨이었다. 이날 코스타리카는 5-4-1 전술을 썼다. 쓰리백을 기반으로 허리를 두텁게 한 뒤 최전방에 있는 캠벨의 빠른발과 기동력을 살리는 전술이었다. 그리고 이는 예상보다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준 우루과이를 상대로 잘 먹혔다.

0-1로 맞이한 후반 9분 캠벨의 골은 상징적이었다. 순간적으로 측면의 숫자를 늘린 코스타리카는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상대 중앙 수비수들보다 더 정확한 낙하 지점을 포착한 캠벨이 침착하게 왼발 강슛으로 우루과이의 골문을 열었다. 캠벨의 침착한 터치와 강한 슈팅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기가 산 캠벨은 이후에도 우루과이 수비진을 부지런히 누비며 가뜩이나 마음이 급해진 상대 수비수들을 더 다급하게 했다. 역습 상황에서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폭넓게 움직이며 빠른 발과 드리블로 우루과이 수비진을 뜨끔하게 했다. 후반 39분에는 오른쪽으로 처져 우레냐를 보고 정확한 전진패스를 넣었다. 이는 우루과이 수비진을 그대로 통과했고 결국 우레냐의 감각적인 마무리를 통해 3-1을 만드는 쐐기골이 됐다. 경기 후 FIFA도 캠벨을 최우수 선수로 선정하며 활약상을 인정했다.
아스널 소속으로 유망주 평가를 받았으나 정작 팀에서는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임대 생활을 전전했던 캠벨이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줌에 따라 향후 자신의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캠벨의 다람쥐 같은 활약이 죽음의 조라는 D조에서 계속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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