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이탈리아] ‘짜임새 vs 기동력’ 대회 최고의 명승부 연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15 08: 54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이날은 달랐다. 이탈리아와 잉글랜드가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명승부를 만들어내며 전 세계 축구팬들을 열광시켰다.
이탈리아와 잉글랜드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7시부터 아마우스의 아레노 아마조니아에서 열린 조별리그 D조 첫 경기에서 격돌했다. 두 팀의 대결은 일찌감치 조별리그 최고 빅매치 중 하나로 손꼽히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유로2012 8강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명승부를 연출했던 두 팀이고 죽음의 조인 D조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모아졌다.
명승부였다. 습한 날씨,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양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뛰었다. 그리고 두 팀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축구로 정면 대결했다. 이탈리아가 승점 3점을 따내는 결과로 마무리됐지만 승자인 이탈리아 못지않게 잉글랜드도 좋은 경기를 했다. 결과와는 별개로 두 팀의 이번 대회 전망을 밝게 하는 한 판이었다.

이탈리아는 특유의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잉글랜드를 공략해갔다. 중원 사령관인 피를로의 패스를 시작으로 짜임새 있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칸드레바가 오른쪽에서 부지런히 중원을 노크했고 발로텔리에게 공을 보내려는 필사의 노력이 이어졌다. 허리 아래에서는 잉글랜드 공격수들에게 커트를 허용하지 않는 안정적인 패싱력으로 상대 공격수들을 애타게 했다. 영리했고 노련했으며 수비는 견고했다. 전형적인 이탈리아의 축구였다.
반면 젊고 패기있는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잉글랜드는 기동력으로 맞섰다. 잉글랜드는 유로2012 당시 수비에만 치중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점유율은 떨어졌지만 전혀 밀린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역습이 날카로웠다. 전방에 위치한 스터리지, 루니, 스털링, 웰벡이 모두 돌격 대장 몫을 자처하며 적진으로 맹렬하게 뛰어들었다. 후반 터진 동점골은 스털링, 루니, 스터리지로 이어지는, 패스 두 번으로 골이 만들어진 환상적인 움직임이었다.
벤치의 용병술도 볼거리였다. 이탈리아는 2-1로 앞서 가자 베라티를 빼고 모타를 넣었다. 많이 뛴 베라티를 빼주고 수비력이 좋은 모타를 투입시켜 문을 굳건하게 걸어 잠그겠다는 뜻이었다. 이에 맞서는 잉글랜드는 바클리를 넣어 공격진에 기동력과 창조성을 불어넣었고 후반 28분에는 핸더슨을 빼고 윌셔를 투입하는 또 한 번의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마지막으로는 랠라나까지 투입시키며 끝까지 이탈리아의 골문을 두들겼다. 패배와는 별개로, 잉글랜드도 공격적으로 전술을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하나의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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