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대결이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이탈리아에게 미소를 지었다. 사실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의 자존심 대결에서 거둔 세리에A의 승리였다.
이탈리아는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마나우스 아레나 아마조니아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D조 조별리그 첫 경기 잉글랜드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사실상 자국 리그 자존심 대결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를 끌었다. 실제 이탈리아는 23명의 엔트리 중 20명을 모두 세리에A 소속 선수들로 구성했다. 파리 생제르맹(PSG) 3인방인 바르코 베라티, 티아고 모타, 살바토레 시리구 3명만 프랑스에서 뛰고 있을 뿐이다. 감독 역시 체사레 프란델리. 프란델리 감독은 세리에A에서 선수생활과 지도자 생활을 했다.

이에 잉글랜드는 백업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 한 명을 제외한 22명을 모두 EPL 선수들로 구성했다. 하지만 포스터 역시 영연방 국가인 스코틀랜드 클럽인 셀틱 소속이다. 로이 호지슨 감독은 잉글랜드 출신으로, 대부분의 선수생활을 영국에서 했다. 지도자 생활을 다양한 국가에서 했으나 지난 2007년 이후 줄곧 EPL 팀을 도맡았다.
이탈리아와 잉글랜드는 베스트 11 역시 자국 리그 주축 선수들로 구성했다. 이탈리아는 부상 중인 부폰 대신 나온 시리구와 미드필더 마르코 베라티(이상 PSG)를 제외하고 모두 세리에A 소속 선수였다.
특히 세리에A를 상징하는 주장 안드레아 피를로(유벤투스)를 중심으로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라인업을 구성, 잉글랜드 수비진을 위협했다. 반면 잉글랜드 베스트 11은 모두 EPL 선수들이었다.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있었지만 주장 스티븐 제라드를 비롯해 라힘 스털링, 다니엘 스터리지 등 리버풀 선수들로 선발 진용을 포진, 더욱 단결된 결속력이 돋보였다.
골도 각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기록했다. 전반 35분 선제골을 기록한 이탈리아의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는 줄곧 유벤투스에서 뛴 세리에A 대표 선수 중 한 명이다. 동점골을 넣은 잉글랜드의 다니엘 스터리지는 맨체스터 시티, 첼시를 거쳐 리버풀에서 자리를 잡은 EPL 대표 스트라이커다.

흥미로운 것은 후반 5분 머리로 결승골을 터뜨린 이탈리아의 마리오 발로텔리(AC밀란)다. 발로텔리는 현재 AC밀란 소속이지만 앞서 세리에A의 인터밀란과 EPL의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었다. 최근에는 다시 EPL로 이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세리에A와 EPL의 결정판이라 볼 수 있는 발로텔리이의 결승골은 그래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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