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모험이었던 3인 중계로 축구 팬들을 안방극장으로 소환하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중계에서 캐스터 김성주, 해설위원 안정환과 송종국이라는 3인 체제를 선택한 MBC는 정보 전달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MBC는 15일 오전 브라질 벨로 호리존치의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C조 조별리그 콜롬비아와 그리스의 경기를 중계했다. 이 중계 방송은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이 호흡을 맞췄다.
이미 여러차례 함께 중계를 한 세 사람은 서로가 해야 할 역할을 명확히 나눴고, 뛰어난 조화를 보여줬다. 김성주는 경기를 더욱 재밌게 볼 수 있도록 강약조절이 탁월했고, 송종국은 경기 흐름을 시청자들이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친절한 설명을 이어갔다. 안정환은 특유의 돌직구 해설을 하면서도 선수 출신답게 그라운드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선수와 감독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안정환과 송종국은 선수들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관전 포인트를 콕콕 제시했다. 송종국은 양팀이 신장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감안하며 수비수들이 크로스 공격을 해야 한다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선수 출신 해설위원의 강점을 드러냈다. 송종국은 해설과 함께 캐스터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안정환은 월드컵 초반 비난을 사고 있는 오심에 대한 이해를 부탁하기도 하고, 공격수 출신으로서 활로를 찾을 수 있는 방안을 꿰뚫기도 했다. 이미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안정환 특유의 친근하면서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단어 역시 이번 월드컵 중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이미 안정환의 말버릇인 “땡큐”는 유행어가 됐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두 사람의 선수 출신다운 생생한 현장 경험을 들을 수 있다는 점과, 경기를 다각도로 살피는 명확한 해설은 정보 전달이라는 점에서 모자람이 없었다. 특히 두 해설위원이 공격수, 수비수 출신이라는 점에서 경기 흐름을 제시하는데 있어서 풍성한 정보가 묻어났다.
3인 중계의 장점은 ‘국민 캐스터’ 김성주의 명확한 역할 분담 덕에 가능했다. 김성주는 두 해설위원의 해설을 종합하거나, 질문 분배에 뛰어난 역할을 했다. 특히 침착하고 명쾌하면서도 경기를 쫄깃하게 만들며 왜 스포츠 중계에서 믿고 보는 캐스터인지를 증명했다. 골이 들어갈 것 같은 순간이나 위험한 태클이 벌어지는 지점에서 확 높아지며 흥미를 높이는 목소리는 김성주의 큰 장기였다.
사실 MBC의 3인 중계는 ‘일밤-아빠 어디가’를 통해 호감을 쌓은 세 사람이 뭉쳤다고 해도 모험에 가까웠다. 다소 산만할 수 있다는 약점이 있기 때문. 하지만 세 사람의 찰떡 호흡은 확실한 역할 분담이 가능하게 됐고, 덕분에 산만하지 않으면서도 정보와 재미를 모두 높이는 혜안이 됐다. 두 사람이 워낙 친한 까닭에 주고받는 농담이나 무슨 이야기를 해도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유대관계는 중계를 보는 재미가 되고 있다.
김성주는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3인 중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안정환, 송종국 씨의 장점이 서로에게 보완점이 될 것 같았다”면서 “송종국 씨가 뒤에서 수비하듯 차분하게 진행하면 안정환 씨는 날카롭게 해설을 한다. 두 사람은 수비와 공격형 해설로 서로에게 보완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주의 귀띔대로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이라는 3인 체제는 월드컵을 더욱 재미있고,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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