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 3일째, 지상파 3사의 중계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일단 김성주·안정환·송종국의 MBC가 화제성과 시청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아직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기에 진짜 평가가 이뤄지는 한국의 경기는 시작되지도 않았다. 관록의 차범근과 차두리·배성재를 내세운 SBS가 뒤를 바짝 쫓고 있으며, 이영표·조우종의 KBS 역시 이른바 ‘작두 해설’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15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가 경기 시간만 집계한 시청률에 따르면 개막 이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MBC와 SBS가 14일 동시 중계한 칠레와 호주 경기다. MBC는 4.9%로 1위를 했으며, SBS가 4.5%로 2위를 했다. 3위와 4위는 지난 13일 열린 브라질과 크로아티아 경기다. SBS가 3.1%로 3위를 했으며, MBC가 2.9%로 4위를 했다.
방송 3사가 동시 중계한 경기는 MBC와 SBS가 사이 좋게 1, 2위를 나눠가졌다. 지난 13일 브라질과 크로아티아 경기는 SBS가 3.1%로 2.9%의 MBC를 제쳤고, 지난 14일 멕시코와 카메룬 경기는 2.4%로 MBC가 1.8%의 SBS를 꺾었다.

아직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 경기가 열리지 않은 가운데 MBC와 SBS가 시청률 1, 2위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MBC는 ‘일밤-아빠 어디가’를 통해 친숙한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의 재미있고 정보도 꽉 찬 해설로 높은 화제성을 챙기고 있다.
‘믿고 보는’ 김성주의 친근하고 강약조절이 뛰어난 진행과 날카롭고 재밌는 안정환의 해설, 친절하고 알기 쉬운 송종국의 해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도 세 사람이 경기 중간 중간에 서로 주고받는 농담이 유쾌하다. 만담을 보는 듯한 즐거움과 선수 출신다운 안정환, 송종국의 생생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해설이 축구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SBS는 MBC의 공세에 살짝 밀리는 모습이긴 해도 차범근이라는 관록의 해설위원과 ‘포스트 김성주’를 노리는 배성재의 조합이 호평을 받고 있다. 축구 중계의 대명사인 차범근의 차분하고 안정적인 해설과 배성재의 입담이 만나 MBC와 중계 전쟁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개막 전까지 화제몰이를 하지 못했던 KBS는 이영표가 이른 바 ‘작두 해설’로 주목을 받으면서 반격의 기회를 맞게 됐다. 이영표는 웬만해서는 흥분하지 않는 조근조근한 말솜씨와 예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해설로 호평을 받고 있다. 아직까진 MBS와 SBS에 밀리는 모양새이지만, 경기가 계속되고 한국전이 시작되면 그의 족집게 해설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월드컵 중계는 지상파 3사의 거대한 수익과 높은 화제성으로 인해 대목이나 마찬가지. 엄청난 눈치싸움과 홍보 경쟁, 그리고 중계 내실을 다지며 대결을 벌이고 있는 지상파 3사의 월드컵 중계 전쟁이 발발했다. 시청자들은 재미있는 MBC냐, 관록의 SBS냐, 예리한 KBS냐를 두고 채널 선택의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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