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에도 여유를 갖지 못했다."
가가와 신지(2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패배를 통감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헤시피 아레나 페르남부쿠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C조 코트디부아르와 첫 경기에서 전반전에 터진 혼다 게이스케의 결승골을 지키지 못하고 1-2로 역전패했다.
뼈아픈 역전패를 만들어낸 여러가지 요인 중에서도 가가와의 부진은 실망스러웠다. 혼다와 함께 선발출전해 85분을 뛴 가가와는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기는커녕 그라운드에서 깨끗하게 사라졌다.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가가와는 경기 종료를 앞두고 가키타니 요이치로와 교체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빅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일본의 자존심도 상처를 입었다. 일본 언론들은 역전패 후 가가와의 경기력을 냉정하게 비판했다. 가가와 자신도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일본 축구전문지 게키사커는 "악몽같은 역전패로 경기가 끝난 후 가가와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띄웠다"고 묘사했다.
가가와는 "(월드컵을 위해)준비해온 결과가 이 것이라면 결국 이게 나 자신의 실력인가 싶다. 우리가 지난 4년 해왔던 것들을 시도하지 못했고, 또 시도하지 않았다. 무엇을 하러 여기에 온건가 싶다"며 고통스러운 심정을 드러냈다. 일본이 추구하는 축구를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는 자책이었다.
"공격에서 기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공을 받고 난 후의 거리가 한없이 멀게 느껴졌다. 연계가 잘 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도 공을 쉽게 잃어 리듬이 망가졌다. 선제골을 넣고도 여유가 없었다"고 반성한 가가와는 디디에 드록바의 투입으로 코트디부아르의 분위기가 단숨에 바뀌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상대의 분위기가 바뀌어 더욱 공격적이 됐다. 드록바는 최전방에서 공격의 기점이 됐다. 그 부분을 무너뜨리지 못했다"고 설명한 가가와는 "말로는 다 할 수 없지만 아직 두 경기가 남았다. 포기하고 싶지 않다. 그저 다음을 향해 계속해나갈 뿐이다. 이런 식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 심기일전하겠다"고 남은 경기서 만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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