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 야구에서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것은 선발 투수의 볼넷이다. 그런데 그 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방심’이었다.
15일 경기도 양평에 있는 한국야구아카데미 야구장에서 계속 된 ‘제 5회 니베아맨 컵 전국 생활체육인 야구대회’ 64강전에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15일 첫 순서로 열린 ‘마구마귀’와 ‘해커스야구단’의 경기. 해커스야구단의 선발 투수 신선호는 1회부터 좀처럼 마운드 적응을 해내지 못했다. 제구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볼넷을 남발하고, 볼카운트가 불리해지자 크고 작은 안타도 내주기 시작했다.

3회초까지 10개의 사사구와 10개의 안타를 허용한 신선호가 내준 점수는 무려 12점. 그 사이 해커스 타선이 뽑은 타선은 2점이었다.
이쯤 되면 경기를 관전하는 이들은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고 판단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마음을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이 먹어버렸다는데 있었다. 마구마귀야구단은 3회말 수비에서 선발선수를 상당 폭 교체하며 마무리 분위기로 들어갔다. 이것이 패착이었다.
해커스야구단은 3회말 들어 선발투수 신선호가 직접 나서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고, 한번 잡은 기회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신선호가 좌전안타, 4번 유훈이 우전 적시타로 한 점을 뽑고 5번 김동욱이 좌월 투런 홈런을 때리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 한 방으로 마구마귀 선발 최순석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해커스구단은 바뀐 상대 마운드와 내야 수비가 혼돈에 빠진 상태를 틈타 3회말에만 11점을 뽑아 전세를 뒤집어 놓았다. 해커스는 13-13이던 4회말, 끝내기 폭투를 이끌어내며 승리를 낚았다.
해커스야구단의 정용근 감독은 “대회 공고 개시일보다 2개월 전에 등록 된 선수만 대회에 뛸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13명의 선수가 이번 대회에 나올 수가 없었다. 선수단 구성에 애를 먹은데다 선발 신선호가 평소에는 구위가 좋은 선수인데 오늘은 유달리 마운드 높이가 맞지 않은지 적응이 안 되더라. 승리 인터뷰를 하기에도 미안한 경기다”고 평했다. 2012년 서울 강북지역 야구 동호인들로 창단 된 해커스야구단은 ‘머리 속을 야구 바이러스로 해킹하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

2번째 경기는 ‘챔프티슈’의 일방적인 리드로 싱겁게 끝났다.
투타가 안정 돼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는 챔프티슈는 ‘인천야구블랙호크스’를 맞아 1회 7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챔프티슈는 1회 3타자 연속 볼넷으로 흔들린 블랙호크스 권도연을 상대로 5안타를 더 때리며 7점을 도망갔다.
인천야구블랙호크스는 변변한 반격의 기회도 잡지 못하고 챔프티슈 선발 서정훤의 위력적인 투구 앞에 맥없이 스러졌다. 서정훤은 4이닝을 1실점으로 지키는 동안 삼진을 5개를 잡는 등 상대를 위압했다.
챔프티슈 이상윤 감독은 “초반 승부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비교적 경기가 쉽게 풀렸다. 마운드도 잘해줬고, 타선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잘 해줬다”고 경기를 평했다. 15년 이상의 팀 역사를 갖고 있는 챔프티슈는 레드 타이거즈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 2008년부터 신창제지 계열사인 ‘챔프티슈’를 후원사로 맞아들이면서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강호 한빛소프트는 래퍼스를 맞아 매회 점수를 빼내며 서전을 장식했다. 상대 마운드가 사사구 7개를 남발한 1회 5점, 3개의 사사구와 3안타를 허용한 3회 6점을 뽑아내며 15-4로 승리했다.
‘제 5회 니베아맨 컵 전국 생활체육인 야구대회’의 우승팀에는 500만 원의 상금과 트로피가 주어지고, 준우승팀에는 300만 원의 상금이, 3위팀에는 200만 원의 상금이 걸려 있다. 본 대회는 ‘니베아 맨’이 주관하고 국민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 OSEN이 후원한다.
◆15일 전적
▲64강전(양평 한국야구아카데미 야구장)
마구마귀 13 - 14 해커스야구단
챔프티슈 15 - 1 인천야구블랙호크스
곤지암야구클럽 6 – 4 KT 스타스
래퍼스 4 – 15 한빛소프트
용산경찰서 28 - 6 코리아불스
100c@osen.co.kr
챔프티슈아구단 선발 서정훤이 인천야구블랙호커스를 맞아 4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아래 사진은 해커스야구단의 포수 정용근이 1회초 홈으로 쇄도하고 있는 마구마귀 주자 김성민을 아웃시키는 장면.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