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떨게한 칸투의 3연전 고군분투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6.16 13: 00

두산 베어스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에서 매 경기 상대를 괴롭혔지만 1승 2패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4번타자 호르헤 칸투(32)의 활약은 매우 인상 깊었다.
칸투는 이번 3연전에서 12타수 8안타 8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8개의 안타 중 홈런이 2개였고 2루타도 하나 있었을 만큼 장타력이 이번에도 돋보였다. 평소 자주 고르지 않는 볼넷도 2개나 있었다는 점은 삼성이 칸투를 얼마나 두려워했는지도 보여준다.
내용을 뜯어 봐도 칸투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팀이 1승 2패를 한 것으로 칸투가 보여준 활약의 의미를 축소하기는 힘들다. 오히려 칸투가 없었다면 스윕을 당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칸투의 공헌도는 높았다. 매 경기 흐름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타점을 만들어냈다.

우선 첫 경기였던 13일에는 결승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칸투는 13일 8회초 팀이 2-4로 뒤지던 상황에 나와 역전 3점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한 두산은 9회초 1점을 더 뽑아 6-4로 승리했다. 시즌 15호 홈런으로 칸투는 결승타를 또 하나 추가했다.
14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팀이 6-7로 뒤지던 9회초 2사 3루였다. 출루하지 못하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에서 칸투는 외야 좌측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때려 오재원을 불러들이고 동점을 만들었다. 이용찬이 9회초 끝내기를 허용해 패했지만, 칸투의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15일에도 칸투의 결정적 활약은 이어졌다. 2회초 윤성환을 상대로 선제 솔로홈런을 날린 것. 유난히 1~3회 홈런이 많은 칸투는 이날도 기선제압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다만 유희관이 초반에 내준 3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팀이 패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아직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칸투는 16홈런 54타점으로 팀이 기대했던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타율도 .333으로 높고, 장타율은 .652에 달한다. 이는 리그 5위에 해당한다. 단순 계산이지만,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30홈런과 100타점도 넘어설 수 있다.
수치보다 더 가치있는 것은 칸투는 기록보다 기억에 남는 홈런을 많이 뽑아낸다는 것이다. 자신의 한국프로야구 데뷔전에서 보여준 개막전 결승 3점포처럼 칸투가 담장 밖으로 넘긴 타구 중에는 결정적인 것이 많았다. 이번 3연전은 삼성의 승리로 끝났지만, 삼성은 다음 만남에서도 절대 두산을 쉽게 보기는 힘들다. 칸투에게 허용했던 결정적 장타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는 한, 삼성도 두산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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