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에 와서 몸이 가장 좋아 보였다. 맹장을 때서 그렇다고 한다".
NC 최일언 투수코치는 15일 마산 한화전을 앞두고 선발 이성민(24)에 대해 한마디했다. 최일언 코치는 "이성민은 캠프 때부터 선발로 준비했다. 원래 4월11일 (잠실 LG전) 선발로 나갈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맹장 수술로 빠지게 됐다"면서 "2군에서 준비를 잘 했다고 하더라. 프로에 와서 몸이 가장 좋아 보인다. 본인 말로는 맹장을 때서 그렇다고 한다"며 웃어보였다.
이성민의 자신감을 확인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날 한화를 상대로 이성민은 6이닝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펼치며 NC의 완승을 이끌었다. 시즌 첫 등판에서 깔끔한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최고 144km 직구(35개)보다는 체인지업(12개) 슬라이더(11개) 커브(10개) 포크볼(1개) 변화구 위주로 던진 게 통했다.

이성민은 "원래 4월11일 선발로 나갈 예정이었는데 4월4일 맹장 수술을 받았다. 그날 새벽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팠다. 처음에는 밥 먹다 채한 것인 줄 알았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병원에 갔는데 진통제를 먹고 기다린 뒤 오후에야 수술했다"며 "등판하기로 된 경기를 병원에서 TV 중계로 봤다. 아쉬움이 있었지만 2군에서 선발로 꾸준히 던지며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형들이 '맹장 때고 나서 힘이 더 생긴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네시더라. 2군에서 선발로 던질 때부터 1군에 맞춰 투구수를 많이 가져가며 준비를 잘 했다. 맹장 수술을 한 덕분에 오히려 더 잘됐다"며 "수술 이후 몸이 더 좋아졌다. 컨디션이 정말 좋다"고 자신했다. 두 달 정도 늦어졌지만 그에게는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달라진 것은 몇 가지 더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주무기 포크볼 대신 서클체인지업과 커브의 증가. 지난해에는 직구-포크볼 위주의 단조로운 패턴이었는데 이제는 다양한 공을 던진다. 그는 "커브-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려 한다. 지난해 구질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캠프 때부터 커브-체인지업을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4회 1사 만루에서 나온 송광민의 병살타도 124km 느린 커브로 이끌어낸 것이다.
이어 이성민은 "작년에 비해 자신감이 붙었다. 작년에는 무작정 힘으로 승부했다면 이제는 한 번 더 생각을 하고 던진다"며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공이 몰리는 점을 보완해야 한다. 오늘도 파울 타구들이 많이 나왔는데 그게 다 실투였다"고 스스로 보완해야 할 부분도 명확히 했다.
당분간 이성민은 5선발로 계속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외국인 투수 태드 웨버가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된 영향이다. 이성민에게는 김경문 감독에게 확실히 눈도장 찍을 수 있는 기회. 그는 "5선발보다는 첫 번째 나가는 투수라고 생각하겠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NC는 사이드암 이재학을 제외하면 고정된 토종 선발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었는데 이제 이성민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김경문 감독은 "성민이가 작년보다 공의 위력과 투구 내용이 확 좋아졌다. 웨버 공백을 잘 메워줄 듯하다"고 기대했다. 이성민은 "이걸로 만족하지 않겠다. 다음 상대가 삼성이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이성민은 다음 주말 3연전에서 1위 삼성 상대로 2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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