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 ‘이번엔 너냐?’
17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 등판하는LA 다저스 류현진의 선발 맞대결 상대로 좌완 타일러 맷젝이 예고 됐다. 류현진이 7일 콜로라도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만났던 우완 에디 버틀러에 이어 두 번째 만나는 콜로라도 신인 투수다.
콜로라도는 7일 버틀러를 시작으로 12일 맷젝까지 6일 동안 3명의 투수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5월 25일까지 다저스를 제치고 NL 서부지구 2위를 달리던 팀이 연패를 밥 먹듯 하더니 어느새 5할 승률도 까먹고 다저스와 만나기 직전인 6월 6일에는 시즌 28승 32패로 주저 앉았기 때문이다. 선발진이 무너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판단한 팀은 새로 선발 로테이션을 짰고 이 과정에서 우완 에디 버틀러, 크리스티안 버그먼 그리고 좌완 맷젝이 차례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시즌 중 이렇게 신인 투수가 일주일 사이에 세 명이나 데뷔전을 치른 것은 1986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Ed 보스버그, 레이 헤이워드, 지미 존스를 차례로 출격 시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MLB.COM 보도)
류현진은 버틀러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2년차의 위엄을 보여줬다. 7일 맞대결에서 6이닝 8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시즌 7승째를 챙겼다. 안타와 볼넷으로 내보낸 주자가 10명이나 됐지만 위기관리 능력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버틀러는 이 경기에서 5.1이닝 동안 10피안타 볼넷 3개로 6실점(6자책점) 패전투수가 됐다. 얼추 진루 허용에 비례하는 실점이다. 경기 후 ‘신인으로서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던 버틀러는 10일 우측 어깨부상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나마 다행히 MRI 진단결과 회선근(로테이터 커프)에는 문제가 없고 단순 염좌로 밝혀져 15일이 지나면 다시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버틀러에 이어 버그먼은 10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음에도 패전을 기록했다. 하지만 좋은 투구 내용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잔류하는데 성공했다. 1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트와 원정경기에서 6이닝 3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팀이 후반 역전승을 거두는데 기여했다.
신인 삼인방 중 마지막으로 데뷔전을 치른 투수가 바로 류현진과 이번에 만나는 맷젝이다. 12일 역시 애틀란타전에 나와 7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볼넷은 없었고 삼진 7개를 잡아냈다.
이날 맷젝은 좌완 투수로 아주 위력적인 구위를 보였다. FANGRAPHS.COM에 의하면 포심 패스트볼 94마일, 투심 패스트볼 90.8마일, 슬라이더 85.1마일, 커브 82.1마일의 평균 구속을 자랑했다.
실제로 이날 애틀란타 타선은 1회부터 13명의 타자가 연속해서 범타로 물러났고 5회가 돼서야 연속 안타가 나왔다. 하지만 이후 다시 8명의 타자가 또 연속해서 아웃 당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연속 3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에서 물러났다. (다음 투수가 맷젝이 내보낸 주자 2명의 득점 허용)
캘리포니아주 미션비에호 출신으로 카피스트라노 밸리 고교를 졸업한 2009년 전체 11위로 콜로라도에 지명됐다. 계약 당시 390만 달러의 사이닝 보너스를 받아 콜로라도 신인 중 역대 2위를 기록하는 촉망 받는 신인이었지만 그러나 맷젝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프로생활 2년차인 2011년 아마추어시절부터 강속구에 가려있던 컨트롤 난조가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9이닝 평균 볼넷 허용률이 10개를 오가면서 마침내 시즌도 마치지 못하고 캘리포니아주의 자택으로 돌아가야 했다. 위기의 상황에서 맷젝은 골프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마인트 콘트롤을 통해 안정을 유지하는 방법을 배웠다.
이후 다시 마이너리그에 복귀했고 올 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 콜로라도 스프링스 스카이삭스 소속으로 12경기에 선발 등판 5승 4패, 평균 자책점 4.05를 기록하던 중 메이저리그에 콜업 됐다.
맷젯은 콜로라도 스프링스 소속으로 올 시즌 66.2이닝을 던지는 동안 31개의 볼 넷을 허용했다. 아직도 제구가 완벽하지는 않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하지만 12일 애틀란타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는 볼 넷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시즌 8승과 홈 3연승을 노리는 류현진이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 경력자의 위엄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nangap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