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왜 안정환 해설에 귀를 기울이는가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6.16 08: 13

MBC 월드컵 해설위원 안정환의 친근하면서도 촌철살인 해설이 월드컵을 더욱 재밌게 보게 만들고 있다.
단순히 재치 있는 말을 해서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게 아니라 해설 때 했던 말들이 실제 경기에서 검증되고 있는 것. 안정환은 지난 달 28일 월드컵 개막 전 한국에서의 마지막 평가전인 대한민국과 튀니지전에서 “운동장에 감독이 없어요”라는 말로 우리 대표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후 안정환의 해설이 바로 증명됐다. 지난 15일 진행된 코트디부아르와 일본의 경기에서 코트디부아르는 혼다에게 선취골을 내주고 좀처럼 풀리지 않는 경기를 했다. 후반 17분에 드록바가 교체 투입된 뒤, 일본 수비진이 무너졌다. 분위기는 반전됐고, 후반 19분과 21분에 보니, 제르비뉴의 연속골로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안정환의 ‘운동장의 감독’이 바로 코트디부아르의 드록바였던 셈. 안정환은 경기가 끝나고 난 뒤 드록바에 대해 언급하면서 “존재감만으로도 힘을 받는다. 실제 드록바는 아프리카에서 ‘검은 예수’라고 불린다. 운동장에는 지휘를 하는 감독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안정환은 경기 중 드록바에 대한 에피소드를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드록바가 웃긴 모습이 많다. 첼시 시절에 자기 유니폼이 안 팔려서 자기가 직접 유니폼을 구매해서 일등을 하려고 했다. 자기는 아니라고 했는데 카드로 결제를 해서 밝혀져서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고 숨겨진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안정환의 해설은 이처럼 감성적인 재미가 있으면서도 해설의 책임을 잊지 않는다. 날카로운 분석과 경기 흐름을 꿰뚫는 통찰력이 그의 촌철살인을 통해 드러나는 것.
워낙 재치 있는 입담의 소유자인 까닭에 친근한 말솜씨를 자랑하는 가운데서도 사전 조사와 풍부한 선수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밌고 깊이 있는 해설을 하고 있는 것. 덕분에 현재 MBC는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이 조화를 이루며 월드컵 시청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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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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