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자랑하는 공격진의 ‘판타스틱4’가 첫 경기에서 과제를 남겼다. 구슬이 많아도 잘 꿰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한 판이었다.
아르헨티나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마라카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첫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일단 가장 부담스러운 첫 판을 잘 넘겼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라고 할 만했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보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특히 공격수들이 그랬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선발 라인업에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세르히오 아게로(맨체스터 시티)를 투톱으로 투입했다. 유럽무대에서도 가장 뛰어난 공격수들로 손꼽히는 두 선수가 아르헨티나의 최전방에 섰다. 그리고 뒤에는 앙헬 디 마리아(레알 마드리드)가 버텼다. 공격 자원은 충분했다. 그러나 화력은 예상보다 무뎠다.

득점은 물론 중원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는 메시는 보스니아의 미드필드에 가로 막혔다. 보스니아는 이날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수비적으로 투입시키며 메시의 발을 묶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아게로에게 나가는 패스의 질이 썩 좋지 않았다. 메시가 좀 더 중앙선 쪽으로 내려와 공격 전개를 시도했으나 겹겹이 메시를 가로 막은 보스니아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패스 미스가 많았고 공을 뺏기는 경우도 많았다.
이에 아르헨티나는 후반 시작과 더불어 곤살로 이과인(나폴리)를 투입시키며 포백으로의 포메이션 변화를 꾀했다. 중원에서 패싱력을 가진 페르난도 가고를 투입시켜 메시의 부담을 다소 덜어줌과 동시에 이과인을 아게로와 나란히 배치시켜 화력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전략이었다. 다만 전반적인 선수들의 유기적인 호흡은 부족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었다.
긍정적인 것은 후반 들어 메시의 몸놀림이 다소 살아났다는 것이다. 특유의 속도가 붙으면서 보스니아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결국 후반 20분 드리블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귀중한 추가골을 잡아내기도 했다. 다만 아게로는 이날 별다른 슈팅조차 시도하지 못하며 부진을 이어갔고 이과인과 디 마리아 역시 좋은 경기를 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아르헨티나가 승점 3점과 함께 고민도 남긴 한 판이었다. 이 정도 공격력이라면 아주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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