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만 해도 한국 게임문화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곳은 다름아닌 아케이드 오락실이다. 1020 세대의 인기를 독차지 했던 것은 스트리트파이터, 철권, 사무라이쇼다운 킹오브파이터즈 등 바로 격투게임 이다.
그러나 아케이드 오락실은 PC 보급이 일반화되고, PC방 문화가 강해지면서 격투게임은 콘솔게임과 함께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이유는 간단했다. PC게임 중에서는 격투게임이 좀처럼 쉽게 활성화 된 게임이 없었고, 자연스럽게 e스포츠에서도 거리가 생길 수 밖에 없었다.
현재 활성화된 e스포츠는 실시간 전략 게임(Real Time Strategy, RTS)이나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MOBA), 1인칭 슈팅(First Person Shooting, FPS) 장르에 치중된 편이다.

블소의 장르인 대규모 다중접속 온라인 역할수행 게임은 스포츠 경기를 진행하기에는 다소 적합하지 않다.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캐릭터를 육성시켜 모험을 떠나고 동료들과 함께 사냥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소의 콘텐츠 하나인 '비무'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 바로 e스포츠 였다. 1대 1 혹은 3대 3 대결이 가능해지고, 새로운 형태의 게임이 가능해졌다. 블소의 경우 키보드와 마우스만 가지고도 과거 콘솔게임이나 아케이드 게임장에서 할 수 있었던 조작을 할 수 있어서 사람들은 새로운 콘텐츠인 비무에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엔씨소프트 역시 '비무'라는 PVP 콘텐츠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로 결심했다. 1대 1 대결구도를 기본으로 해서 사람들에게 하는 재미 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공격 및 방어기술을 활용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 모든 캐릭터에게 동등한 능력치가 적용되는 ‘비무제 표준 능력치’가 도입된 만큼 선수들의 조작과 컨트롤이 승패를 결정하는 핵심이다.
개발진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화려한 전투와 알기 쉬운 게임 중계를 동시에 제공하고자 대폭 개선된 중계화면을 개발했다. 두 선수의 현 상태를 잘 알 수 있는 유저 인터페이스(UI)와 1대1 대전에 특화된 카메라 앵글(camera angle)을 통해 급박하게 전개되는 전투의 모든 장면을 놓치지 않고 관전할 수 있다. 선수들은 중계 화면에 표시되는 모든 정보들을 볼 수 없기에 ‘자신의 전략을 노출시키지 않고 싸우는 ‘블소 비무’만의 묘미는 그대로 가져가게 된다.
e스포츠는 전문적인 프로선수들이 참가하여 일반인들이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월등한 실력을 선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비무제는 블소 e스포츠의 가능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지난 14일에는 무려 45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리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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