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랐어요. 제가 감히…".
한화 우완 에이스 이태양(24)이 9월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발탁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는 지난 16일 아시안게임 1차 예비 엔트리 60명을 발표했는데 투수 명단 28명 중에는 이태양의 이름 석자도 포함돼 있었다. 대표팀의 우완 투수난을 해결할 수 있는 자원으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태양도 이날 오후 집에서 휴식을 취하다 지인들로부터 예비 엔트리 발탁 소식을 접했다. 그는 "점심 때 핸드폰에서 갑자기 연락이 많이 왔다. 다들 '축하한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줄 몰랐다. 엔트리 이야기를 하길래 그제서야 아시안게임이라는 것을 알았다. 정말 놀랐다"고 얼떨떨한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제가 감히 (엔트리에) 들었다는 게…"라며 쉽게 말끝 잇지 못했다. 이어 "예비 엔트리라도 뽑아주신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자부심을 느낀다. (최종 발탁 여부를 떠나) 나에게는 정말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내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다"고 진심 어린 기쁨을 나타냈다.
그도 그럴게 이태양은 아마추어 시절에도 태극마크와 거리가 멀었다. 2010년 5라운드 전체 36순위라는 지명 순위에서 나타나듯 특급 유망주는 아니었다. 프로에 와서도 3년 넘게 2군에서 육성 기간을 거쳐야 했다. 그는 "고교 시절에도 대표팀 경험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더 놀랐다"며 "올해 2군에서 시작하고, 구원에서 선발로 왔다. 한 단계씩 성장하는 과정에서 뿌듯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태양은 시즌 전 캠프에서 선발 경쟁을 벌였지만 시범경기부터 2군으로 내려갔다. 1군 등록 이후에는 구원 추격조부터 점차 비중이 커지기 시작했다. 기존 선발 자원이 부상과 부진에 빠지자 대체로 로테이션에 들어온 후 기대이상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선발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정말 극적인 변화다.
시즌 성적은 12경기 2승3패 평균자책점 3.86. 특히 5월 이후 7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 중이다. 퀄리티 스타트도 5경기로 꾸준함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192cm 97kg 장신에서 내리꽂는 우완 정통파로 140km대 중후반 강속구와 주무기 포크볼이 위력적이다. 우완 정통파 선발 자원 중에서는 윤성환(삼성)과 투탑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1차 예비 엔트리일 뿐 최종 엔트리 24인에 들기 위해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태양은 "부담감은 없다. 지금 하고 있는 그대로 할 것이다. 하던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발탁 여부는 하늘의 뜻이다. 난 내 할 일하며 할 수 있는 데까지 끝까지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이태양이 지금 기세를 최종 발탁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