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지난 16일 발표된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 60명 중 8명을 배출했다. 9개 구단에서 골고루 뽑은 점을 감안하면 8명은 평균 이상이다.
하지만 투수는 단 2명에 불과하다. 윤명준과 이용찬이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나머지는 다 타자였다. 포수 양의지가 예상대로 선발됐고, 유격수 김재호, 팀이 바라던 오재원, 리그에서 손꼽는 외야수인 김현수와 민병헌, 지명타자 홍성흔이 두산에서 나온 예비 대표선수들이다.
예비엔트리에는 총 28명의 투수가 있다. 그 중 삼성이 6명으로 가장 많은 투수를 예비 엔트리에 올렸다. 2명인 두산은 넥센, NC, KIA, 한화와 함께 투수를 가장 적게 배출했다. 또한 불펜 투수 치고는 평균자책점이 낮은 편이 아닌 윤명준(4.21)과 이용찬(3.97)이 최종 선발 될지도 미지수다.

더 심각한 것은 선발투수는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두산과 함께 예비 엔트리에 투수가 2명씩밖에 선발되지 않은 넥센, NC, KIA, 한화 중에서도 선발투수가 하나도 뽑히지 않은 팀은 두산과 넥센이 전부였다. NC에서는 이재학, KIA에서는 양현종, 한화에서는 이태양이 각각 뽑혔다. 이재학과 양현종은 성적이 좋고, 이태양은 리그 내 우완 선발이 귀해졌다는 점에서 최종 엔트리 합류 가능성이 있다.
두산은 이번 예비 엔트리 발표를 통해 다시금 현실을 느끼게 됐다. 팀 타율은 .307로 여전히 리그 선두지만, 팀 평균자책점은 5.82로 6위에 불과하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팀 순위는 타율 순위보다 평균자책점 순위에 가까워진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문제는 아니다.
특히 선발투수들이 부진한 것이 불펜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유희관은 5월 15일 문학 SK전에서 6⅔이닝 1실점한 이후 퀄리티 스타트(QS)가 없다. 선발진 중 가장 좋은 모습인 더스틴 니퍼트의 평균자책점이 4.66이다. 한국에서의 첫 시즌인 2011년 2.55를 기록한 이후 매년 니퍼트의 평균자책점은 올라가고 있다.
시즌 초부터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됐지만, 이번 예비 엔트리는 두산 마운드의 현실을 다시 한 번 여지없이 보여줬다. 이러한 난국을 타개할 새로운 카드도 크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퓨처스리그에서도 현재의 1군 투수들을 능가할 자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기존 투수들의 분발이 유일한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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