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포르투갈] ‘박치기 망신’ 페페, 포르투갈 망쳤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17 02: 51

포르투갈로서는 있어서는 안 될 벌어졌다. 포르투갈의 붙박이 중앙 수비수 페페(31, 레알 마드리드)가 경기를 망쳤다.
포르투갈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G조 첫 경기에서 0-4으로 참패했다. 당초 조 1위 결정전이라고 불린 이 경기에서 포르투갈은 대패를 당함으로써 나머지 일정에 큰 부담을 갖게 됐다. 여기에 첫 경기부터 크게 지고 시작했다. 당연히 분위기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두 팀 모두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최근 8년 동안 메이저대회에서만 네 번째 맞대결이었다. 조 1위가 걸린 경기라 신중하게 경기를 펼쳐나갔다. 두 팀의 몇몇 선수들은 긴장한 듯 볼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냉정함을 먼저 찾은 쪽은 독일이었다. 반면 포르투갈은 냉정함과 노련함이 실종되며 결국 전반 45분 만에 무너져 내렸다.

포르투갈은 전반 12분 토마스 뮐러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독일이 측면에서 패스로 잘게 썰어 들어온 상황에서 조앙 페레이라가 마리오 괴체의 어깨 부위를 잡으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가혹할 수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잡은 정황이 명확했다. 어쩌면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와의 개막전 페널티킥을 생각할 때 당연한 선언이기도 했다. 페널티킥을 잘 차기로 소문난 독일의 키커는 뮐러였고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독일의 역대 13번째 페널티킥 성공이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이른 시간의 실점이었고 충분히 만회할 만한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간혹 시한폭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페페가 흥분하기 시작했다. 전반 32분 마츠 후멜스에게 허용한 골도 페페가 일정 부분 원인을 제공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뒤에서 달려드는 후멜스를 막지 못했다. 공에만 시선이 쏠려 마크맨을 놓쳤다.
전반 37분에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후방에서 볼 경합 상황에서 페페의 오른손이 뮐러의 안면과 부딪히는 장면이 있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주심도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그러나 페페는 넘어져 있는 뮐러에게 항의하며 머리를 가볍게 들이받는 불필요한 행동을 저질렀다. 주심은 단호하게 퇴장을 선언했다. 매를 스스로 번 꼴이 됐다. 소속팀, 그리고 대표팀에서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퇴장을 자초했던 예전 그 모습이 그대로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수적 열세에 몰린 포르투갈은 전반 종료 직전 뮐러에게 추가골을 허용하고 완전히 가라 앉았다. 후반 45분이 있었지만 수적 열세, 그리고 독일의 전력을 생각하면 사실상 승부는 페페의 퇴장에서 끝났다고 볼 수 있었다. 포르투갈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총 6번의 퇴장을 당했는데 세상의 그 어느 팀도 3번 이상의 레드카드를 받은 적이 없었다. 흥분한 포르투갈의 회복 불가능한 자책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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