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교복이지만 달랐다. 좀 더 반항적이면서 속이 깊었고, 궁금증을 자극했다. 또 다시 교복을 입은 소년으로 돌아온 서인국이 '응답하라 1997' 윤윤제의 그림자를 지우고 완벽하게 새로운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새 월화드라마 '고교처세왕'(극본 양희승 조성희, 연출 유제원) 1회에서는 이민석(서인국 분)이 형 이형석을 대신해 컴포 INC 본부장이 되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와 함께 민석의 이중생활이 예고됐다.
민석은 풍진고 아이스하키부 선수로, 학교에서는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정유아(이열음 분)의 애정 공세를 무시한 채 친구들과 매점에서 라면 먹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10대다. 겉으로는 까칠하고 무뚝뚝하며 욱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가족을 걱정하는 따뜻한 마음도 엿보였다.

민석은 독일에서 유학 중이던 형이 어느 날 갑자기 한국 회사로 스카우트되면서 귀국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집에서는 이미 최장호(오광록 분)가 형석을 맞을 준비를 마치고 애타게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형석은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고, 밤늦게 민석에게 전화해 당분간 자기 대신 컴포의 본부장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민석은 형의 황당한 부탁에 당황했지만 결국 하키 원정경기를 포기하고 형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고교처세왕'은 철없는 고교생이 대기업 간부로 입사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의 기본 줄거리가 만화적이고 비현실적이지만 서인국과 이하나 등의 열연으로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고, 재미를 더했다.
또 다시 교복을 입고 안방극장에 복귀한 서인국은 이전보다 좀 더 다채로운 모습과 안정된 연기를 보여줘 첫 회부터 호평을 이끌어냈다. 더 이상 첫사랑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귀여운 사투리 소년이 아니었다. 도도하고 때로는 차가워 보이는 이미지는 변함이 없지만 아이스하키 경기 장면만으로도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방송 초반 살짝 공개된 서인국의 각기 다른 캐릭터가 상반된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잘빠진 정장을 입고 회사 임원으로 바쁘게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모습과 아이스하키 링크에서 거칠게 남자들의 승부에 모든 것을 내던진 모습은 이중 매력으로 서인국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앞으로 그가 본격적인 이중생활을 시작하면서 보여주게 될 다양한 모습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또 1인2역을 맡은 서인국이 얼마나 큰 성장을 보여줄지 기대를 걸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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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