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누구보다 냉철하고 차가운 가면을 쓰고 있지만 속은 여리고, 사랑 앞에서는 따뜻했다. 그래서 더 슬퍼 보였다. 사방의 적들과 싸우느라 점점 더 뾰족해지고 있지만, 갑자기 찾아온 사랑에게는 따뜻한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임시완의 슬픈 두 얼굴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극본 최완규, 연출 유철용 최정규) 13회에서는 윤양하(임시완 분)가 위기에 빠진 회사 대정그룹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양하는 장동수(이범수 분)와 허영달(김재붕 분)로 인해 회사에 위기가 닥치자 분노하면서도, 아버지 윤회장(김병기 분)의 엄포에 불안에 떨었다. 불안감에 약을 복용하면서 동주에게 복수를 계획할 정도로 예민해졌다.

일을 할 때는 언제나 날카롭고 사나운 눈빛이었던 양하는 오정희(백진희 분)를 대할 때만은 달랐다. 양하는 어느 덧 진심이 된 정희에게 딜러대회 우승 상품으로 라스베이거스 비행기 티켓을 선물하며 그가 동행해 가이드를 해 줄 것을 제안했다. 물론 정희는 이 제안을 거절했지만 그녀를 대하는 양하의 태도와 눈빛은 어느 때보다도 따뜻했다.
하지만 영달과 정희가 함께 있는 것을 본 양하의 눈빛은 흔들렸다. 정희를 바라보던 따뜻함은 없어지고 영달에 대한 분노와 가시처럼 날카로운 마음이 묻어났다. 결국 양하의 분노는 홀로 영달을 찾아가 경고를 하는 것으로 표출됐다.
극중 임시완은 시시각각 변하는 눈빛 연기로 윤양하 캐릭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늘 차가운 모습을 유지하다가도 정희를 대할 때만은 진짜 마음을 담은 애틋한 눈빛을 보내고 있다. 임시완은 이미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만큼 윤양하 캐릭터도 쉽게 임시완의 것으로 흡수시켜버렸다. 차가워 보이지만 마음속에 아픔을 숨기고 있는 듯한 임시완 특유의 눈빛은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특히 모든 것을 걸고 싸우고 있는 동수와 영달이 자신의 친형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가 보여줄 또 다른 변신에 기대를 걸게 만들고 있다.
'트라이앵글'은 부모를 잃은 삼형제가 뿔뿔이 흩어져 이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살다 다시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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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