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곤일척 임박...'조직력 vs 조직력' 누가 웃을까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6.17 06: 28

건곤일척(乾坤一擲, 천하를 걸고 벌이는 한판 승부나 결단)이 임박했다. 한국과 러시아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이다. 이 경기 승자는 16강 진출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패자는 첫 걸음부터 꼬이면서 하향세를 타 그대로 16강 탈락의 쓴 맛을 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허정무 한국 선수단장은 러시아전을 비유해 "건곤일척의 승부"라고 평했다. 이날의 승자가 '모든 것을 얻는다'는 뜻이다. 해외 언론은 물론 전문가들이 H조의 2위 자리를 놓고 한국과 러시아를 경쟁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만큼 두 국가의 승자가 16강 진출에 있어 매우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홍명보 한국 감독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1차전이 열리는 브라질 쿠이아바와 비슷한 기후, 동일한 시차의 미국 마이애미에서 한국이 10여일의 전지훈련을 소화하며 일찌감치 적응에 들어간 것이다. 또한 경기 전날 쿠이아바에 들어오는 러시아와 달리 한국은 이틀 전에 쿠이아바에 입성했다.

하지만 환경적인 요소는 큰 영향이 없을 듯 하다. 쿠이아바의 날씨가 예상과 달리 덥지 않고 경기가 열리는 시간에는 선선하기 때문이다. 결국 승부의 포인트는 경기 외적인 요소가 아닌 경기 내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가장 큰 요소는 조직력이다.
러시아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 유럽예선 10경기서 7승 1무 2패를 기록하며 유럽의 강호 중 하나인 포르투갈을 플레이오프로 떨어트렸다. 자국 리그 선수들로만 구성된 러시아는 세계적인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지도 하에 공격과 수비에서 막강함을 자랑한다.
특히 전방에서부터의 강한 압박은 경계 대상이다. 러시아는 자신들의 공격이 끊김과 동시에 강한 압박을 펼쳐 앞에서부터 역습이 시작되게 한다. 상대의 수비가 재정비되지 않은 틈을 보다 쉽게 득점하는 것이 러시아의 방법이다. 게다가 바실리 베레주츠키와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의 중앙 수비수 듀오는 찰떡 궁합을 바탕으로 합 좋은 수비력을 자랑한다.
한국도 러시아전의 해법으로 조직력 카드를 꺼내들었다. 초점은 수비에서의 조직력이다. 튀니지 및 가나와 평가전에서 수비에서 지속적인 문제점이 나온 만큼 한국은 마이애미와 이구아수 훈련에서 수비에서의 조직력을 끌어 올렸다. 수비가 안정돼야 공격진이 제 몫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격수 손흥민(레버쿠젠)은 "월드컵에서는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득점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많은 만큼 우리가 실점을 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이길 수 있어 수비적인 부분을 많이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성용도 "러시아전에서 우리의 무기인 조직적인 부분에서 수비를 견고하게 한다면 공격할 때는 능력있는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할 것이다"고 같은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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