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말하다, 亞 국가의 WC 활약 바라는 이유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6.17 06: 32

"세계적인 선수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높은 수준의 무대에서 우리가 경기를 할 수 있게 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전세계 축구 강호의 각축장이다.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대변되는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이 우승을 다투는 것은 물론 아프리카와 북중미, 아시아 등 우승권에서는 먼 국가들 또한 이변이라 불리는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이란, 호주 등 4개국이 아시아를 대표해 출전했다. 관심은 높지 않다. 아시아의 경우 축구의 변방인 탓에 다른 국가들에 비해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FIFA 랭킹에서도 아시아 국가들은 월드컵 출전국 중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16강 진출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H조의 한국은 벨기에와 러시아에 밀릴 것이라는 해외 언론의 분석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B조의 호주는 네덜란드, 스페인, 칠레에 밀려 4위가 유력하다. C조의 일본도 콜롬비아와 코트디부아르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으며, F조의 이란 또한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틈에 끼어 최하위로 점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의 경기를 보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시선은 평소와 조금 다르다. 월드컵 티켓을 놓고 다투던 경쟁자가 아닌 아시아를 대표해 출전한 동반자의 성격이 강하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에 위치한 마토 그로소 대학교에서 만난 기성용도 같은 입장이었다.
전날 코트디부아르와 일본(코트디부아르 2-1 승리)의 경기를 지켜봤다는 기성용(스완지 시티)은 "일본이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좋은 경기를 했지만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뒤처지는 모습이 보였다. 코트디부아르의 경우 세계적인 선수들이 다수 있어서 힘들었을 것"이라고 간단하게 평가했다.
일본보다 잘해야 한다는 경쟁 의식은 없는 듯 했다. 기성용은 "모르겠다. 그저 월드컵을 놓고 봤을 때 아시아 국가가 잘했으면 한다. 세계대회에 나와서 아시아 국가가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기성용의 생각은 월드컵 외의 요소까지 감안한 것이다. 기성용은 "세계적인 선수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높은 수준의 무대에서 우리가 경기를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가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아시아 선수들의 경쟁력이 자연스럽게 세계에 알려지게 된다는 뜻이었다.
일례도 있다. 한국의 경우 박지성(은퇴)이 유럽에서 활약한 덕분에 선수들의 유럽 진출이 늘어났다. 일본 또한 혼다 게이스케(AC 밀란)와 가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우치다 아쓰토(샬케 04) 등의 활약 속에 선수들의 유럽 진출이 가속화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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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이아바(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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