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영원한 캡틴' 조성환(38)이 현역은퇴를 선언했다.
롯데 구단은 16일 조성환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충암고와 원광대를 졸업하고 1999년 롯데에 입단한 조성환은 16년 동안 오직 롯데 유니폼만 입고 뛰다가 현역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그래도 올해는 조성환을 계속해서 야구장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조성환은 은퇴 후 곧바로 코치 연수를 떠나는 게 아니라 구단 프런트에서 일하게 된다. 올 시즌은 원정기록원 겸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하고 향후 일정은 시즌이 끝난 뒤 확정지을 예정이다.

'코치' 조성환은 구단이 전략적으로 육성할 전망이다. 현역은퇴 후 곧바로 코치연수를 받고 현장에 복귀하는 것보다 구단 프런트 업무를 먼저 보는 것이 장기적으로 낫다는 판단을 내부적으로 내렸다. 구단 관계자는 "LG의 서용빈 코치를 생각하면 된다. 구단 프런트를 경험한 뒤에 코칭스태프 연수를 떠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선수나 구단 모두에게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한 롯데는 자팀 '레전드'에 대한 예우를 확실하게 보강할 방침이다. 올 초 롯데 최하진 대표이사는 신년사에서 "레전드에 대한 대우를 확실하게 할 것이다. 구단 자체 명예의 전당 헌액은 물론, 그 이후에도 생계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제까지 전설적인 선수에 대한 구단의 대우는 은퇴식을 열어주고 곧바로 코치 연수를 받도록 하는 게 전부였다. 문제는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코치로 들어왔다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쓸쓸하게 구단을 떠나는 일이 비일비재한 점이다. 이는 롯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스타 플레이어 출신 코치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숙제다.
조성환은 선수 시절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보여줬었다. 게다가 야구에 대한 진지한 자세, 항상 공부하는 모습은 뭇 선수들의 귀감이 됐다. 롯데 구단도 조성환을 미래의 롯데 코치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롯데 구단 관계자는 "구단 입장에서는 조성환을 향후 롯데 코치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워낙 조성환이 말을 잘 해서 해설자 등 제의를 수 차례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는 프런트로 활약하고, 그 이후는 일단 선수 본인의 생각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 플레이어가 코치로 새 출발을 한 뒤 성적 때문에 팬들에게 질타를 받는 시대가 됐다. '코치로 변신한 스타들의 이미지 소모가 극심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그래서 롯데의 '조성환 레전드 코치' 프로젝트가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더욱 눈길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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