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조] 박주영, '에이스 자격' 있다면 골로 증명하라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6.17 13: 05

'에이스의 자격'은 골로 증명하는 것이다. 박주영(29, 아스날)이 명심해야 하는 대목이다.
러시아와의 결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8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H조 첫 경기를 치른다. 러시아는 한국이 16강행을 원한다면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경기다.
한국은 최근 치른 튀니지(0-1패), 가나(0-4패)전에서 단 한 골도 뽑지 못했다. 원톱으로 나선 박주영은 전혀 존재감이 없었다. ‘박주영이 뛰는 줄도 몰랐다’는 혹평이 이어질 만큼 그는 무기력했다. 홍명보 감독이 즐겨쓰는 4-2-3-1 포메이션은 원톱의 비중이 매우 높다. 파괴력 없는 원톱이라면 공격력이 크게 반감되어 이런 전술에 쓰는 것이 무의미하다.

과거 태극마크를 달고 최전방에 섰던 선배들은 국민들의 기대에 보답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폴란드전에서 황선홍은 선제 결승골을 뽑았다. 그 한 골로 황선홍은 ‘똥볼’을 찬다는 오명에서 벗어났다. 안정환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지만 골든골로 갚았다. 박지성은 포르투갈, 프랑스, 그리스 등 유럽 강호들을 상대로 쐐기포를 꽂았다. 에이스라면 이렇게 큰 무대서 강한 존재감이 필수다.
부상에서 완전히 낫지 않은 코트디부아르의 에이스 디디에 드록바(36, 갈라타사라이)는 일본전 후반전에 투입됐다. 그의 투입과 동시에 공격이 살아난 코트디부아르는 단 3분 동안 두 골을 뽑아 역전승을 거뒀다. 드록바가 골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는 않았다. 다만 수비수들이 드록바에게 몰리면서 동료들의 기회가 열렸다. 최전방 공격수라면 이런 영향력이 있어야 한다. 박주영이 직접 골을 넣지 못하더라도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의미다.
홍명보 감독은 스스로 세운 원칙을 저버리면서까지 박주영을 선발했다. 부상으로 소속팀에서 활약이 미비했던 박주영은 조기 귀국해 파주 국가대표 훈련장에 입소하는 혜택까지 누렸다. 이런 믿음에 보답하려면 박주영은 그에 걸맞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러시아전은 박주영의 골이 가장 필요한 경기다. 과연 박주영은 5000만 국민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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