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잔칫상에 오를 것인가. 아니면 생일 잔칫상을 엎을 것인가.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4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를 앞두고 있다. 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쿠이아바에 위치한 아레나 판타날에서 16강 진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경기로 평가받는 러시아전을 치르는 것. 허정무 한국 선수단장이 "건곤일척의 승부"로 표현할 정도로 러시아전의 중요성은 조별리그 3경기 중 가장 크다.
한국과 경기는 러시아에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지휘자 카펠로 감독의 생일이 경기가 열리는 날의 다음날(현지 기준 18일)이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승리할 경우 카펠로 감독과 러시아 선수들은 다음날 아침을 기분 좋게 맞이하며 생일을 즐길 수 있다.

카펠로 감독은 "선수들에게 선물은 기대하지 않는다. 무언가 다른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생일 선물로 한국전 승리를 바라고 있음을 드러내며, "우리는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 월드컵에 오기 위해 최상의 준비를 했고, 선수들의 컨디션도 최고인 만큼 자신이 있다"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이 러시아를 물리칠 경우에는 카펠로 감독의 생일 잔칫상을 엎는 격이 된다. 한국을 꺾은 이후 벨기에와 2차전에 총력을 다해 조 1위 자리를 노린다는 카펠로 감독의 계획이 모조리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에 패한다면 모든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하는 카펠로 감독에게는 아침부터 골머리를 앓는 생일이 될 전망이다.
반면 한국은 AC 밀란, 레알 마드리드, AS 로마, 유벤투스와 같은 빅클럽 등에서 13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카펠로 감독의 러시아를 물리칠 경우 최근 평가전 2연패의 부진을 한 번에 떨쳐내고 사상 첫 원정 8강이라는 목표를 향해 순조로운 출발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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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이아바(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