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28)가 친정을 제물삼아 첫 승을 신고했다.
소사는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시즌 7차전에서 선발등판해 6이닝동안 8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6피안타 4볼넷 2실점, 팀의 9-4 승리를 이끌었다. 입단 이후 친정팀과의 첫 대결에서 최고의 호투를 펼치며 5경기만에 첫 승을 낚았다. 2013년 대구 삼성전 이후 287일만의 승리였다.
작년까지 소사는 KIA에서 뛰었고 지난 5월 넥센의 교체선수로 입단했다. 챔피언스필드에 도착한 소사는 옛 동료들과 반갑게 포옹하고 악수하면서 재회를 만끽했다. 흰 이를 드러내며 사람좋게 웃던 소사는 마운드 위에서는 옛 동료들이 쩔쩔매는 까다로운 투수로 돌변했다.

매회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는 있었지만 대량실점은 없었다. 1회말 김주찬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도루를 허용했다. 1사후 신종길에게 볼넷을 허용해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나지완의 잘맞은 타구가 유격수에 걸려들여 더블아웃이 되면서 첫 고비를 넘겼다.
2회는 볼넷 1개를 허용했으나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고 주먹을 쥐었다. 그러나 3회말 선두 강한울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김주찬에게 좌중월 동점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몸쪽 높은 싱커를 통타당했다. 이것이 마지막 실점이었다.
홈런을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3회 후속 네 타자를 볼넷 1개만 내주며 막았고 4회도 2사후 볼넷과 안타를 내줬지만 김주찬의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5회에서도 이대형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세 타자를 범타로 솎아냈다. 6회는 2사후 2루타를 맞았지만 영의 행진을 이어갔다.
최고 155km짜리 강속구만 던지지 않았다. 투심성 싱커, 슬라이더, 포크볼까지 던지면서 친정팀 타자들을 괴롭혔다. 신종길, 나지완, 이범호 안치홍 등 3~6번 타자들을 무안타로 봉쇄한 것이 승리의 비결이 됐다. 팀 타선이 강정호의 만루홈런 등을 앞세워 8점을 뽑아준 것도 호투의 비결이었다. 방어율도 10.55에서 8.89로 끌어내렸다.
투구수가 110개를 넘겼는데도 153km짜리 강속구를 던질 정도로 스태미너를 과시했다. 앞선 4경기에서 21⅓이닝동안 25실점으로 부진했던 소사가 아니었다. 어쩌면 넥센에게는 희망을 알리는 메시지였다. 소사가 앞으로 이렇게 만 던져준다면 넥센 선발진은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소사가 첫 승을 계기로 호투를 이어갈 것인지 주목된다.
경기후 소사는 "의미있는 승리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승리투수가 되어 기분좋다. 친정 팀을 의식하지 않았다. 좋은 투구에 초점을 맞추고 피칭했다. 제구가 잘된 것은 만족스럽지만 사사구를 내준게 아쉽다. 다음 경기에도 몸을 잘 만들어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첫 승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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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