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LG의 마무리 고민, 결론은 역시 봉중근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6.18 13: 00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때아닌 마무리 고민에 빠졌다.
양 감독은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최근 선발로 복귀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낸 봉중근을 향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양 감독은 우선 시즌 중에는 어떠한 변동도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양 감독은 “선발에서 불펜으로 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불펜에서 선발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 시즌 중에 돌리면 선수에게도 좋지 않다"고 했다. 이러한 시스템을 중시하는 것은 습관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8시 반쯤에 몸을 풀던 선수가 6시 정도부터 던지려고 하면 2시간 정도 차이지만 그런 작은 것 때문에 무너지기도 한다”는 말로 양 감독은 위와 같이 말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봉중근이 선발을 원한다는 것은)신문을 보고 알았다. 지난해 강상수 코치에게도 이런 얘기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성급하게 결정할 일은 아니다. 이 문제는 시즌을 마치고 진지하게 생각해보겠다”며 양 감독은 봉중근의 선발 전환도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봉중근이 다시 선발투수가 되기 위해서는 후임자를 확보해야만 한다. 양 감독은 “중근이를 선발로 돌리려면 그 자리를 대신해 마무리를 맡을 투수가 있어야 하는 게 먼저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봉중근을 선발로 전환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기도 하다.
2012년 레다메스 리즈를 마무리로 돌렸다가 실패한 LG는 급히 봉중근을 새로운 마무리로 세웠고, 지난 2년 동안 탄탄한 뒷문을 갖추게 됐다. 그러나 봉중근이 갑자기 선발로 돌아서면 좋은 마무리가 없어 힘들었던 과거의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기에 양 감독은 그런 부분을 방지하고자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마무리 후보들에 대한 평가가 나왔다. 유원상은 어떤지 묻자 양 감독은 “좋은 슬라이더를 갖췄고 구위도 괜찮은데,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차이가 크다. 그런 점에서는 (이)동현이가 낫기는 하지만 동현이는 2경기까지만 연투가 되고 3일 연투는 불가능하다”라며 두 선수 모두 마무리보다는 현재의 위치가 어울린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기대주인 정찬헌 역시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다. “(정)찬헌이는 장기적으로 마무리를 하려면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와줘야 한다. 그래야 공이 더 강해진다. 아직 1점 승부에서는 위험부담이 있다”며 양 감독은 정찬헌의 투구 메커니즘에 나타난 문제를 간결하게 설명했다.
결국 돌고 돌아 다시 봉중근이다. 선수의 의사만 아니라면 양 감독도 봉중근을 그대로 소방수 위치에 두고 싶겠지만, 선수의 뜻도 무시하고 넘어갈 수만은 없는 노릇. 시즌이 끝난 뒤 양 감독의 선택이 LG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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