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불리던 한 남자가 결국 거대 권력을 쓰러뜨리고, 소시민들이 함께 밝고 공정한 사회를 구현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빅맨'이 희망찬 메시지를 전하며 종영했다.
지난 17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빅맨'이 지혁(강지환 분)의 통쾌한 승리로 마무리되며 완벽한 해피엔딩을 맞았다. 지혁은 개미군단과 힘을 모아 대기업 현성가의 권력을 빼앗고, 그들의 비리를 전국민 앞에 폭로하면서 이들을 굴복시켰다. 고아로 자라 시장통을 전전하던 양아치 지혁이 자신의 심장을 노리는 재벌가에 가족으로 엮이면서 시작된 이 이야기는 권선징악이라는 큰 흐름 안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로 시청자의 시선을 꽉 붙들었다.
특히 '빅맨'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익숙한 클리셰를 이용하면서도 모두가 꿈꾸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힘 없는 주인공의 성장기를 매회 빠른 전개 안에 극적으로 보여주며 시선을 끌었는데, 대기업과 시장통 사람들이라는 명확한 구도는 반전이라는 장치를 계속해서 이용했음에도 알기 쉬운 갈등 구조를 유지한 덕에 시청자의 중간 유입을 넓게 열어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또 '우리는 가족입니다'라는 현성가의 슬로건 아래 자신의 아들에게 심장을 주기 위해서라면 가진 것 없는 자의 인격 정도는 무참히 짓밟는 재벌가의 추악한 면면이 명배우들의 열연으로 쫄깃하게 그려지며 흥미를 유발했고, 결국 '우리는 가족입니다'라는 슬로건이 지혁의 활약으로 인해 제 의미를 찾아가면서 통쾌함 속 막을 내렸다.
또한 '반드시 온다. 꿈같은 세상'이라는 지혁의 마지막 대사가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곱씹을 거리를 선사했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대기업의 횡포에 깨지고 다칠 수밖에 없었던 가진 건 맨몸뿐인 지혁이지만, 사람들의 힘이 모이고 모여 마침내 승리를 이뤄낸 것은 결국 돈에 앞서 사람이 먼저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또 상식적으로 지극히 정상인 세상도 꿈같이 여겨지는 현재의 팍팍한 삶을 돌아보게 하면서 드라마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만들어낸 지혁이 그간 왜 사랑받았는지 이유를 명확히 했다.
일각에서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 지혁이 먼저 나서 어떠한 복수를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다소 아쉽다는 평도 있었는데, 마지막 회에 왔을 때 작가가 전달하려 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힘이 모여야 이 시대의 영웅이 탄생한다는 의도가 명확해지면서, 의문점을 날려버리기도 했다.
한편 '빅맨' 후속으로는 지현우, 정은지, 신성록, 이세영 등이 출연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트로트의 연인'이 오는 23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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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