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고마운 작품이자 부담인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을 뛰어넘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하다.
서인국은 지난 17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고교처세왕'(극본 양희승, 조성희 연출 유제원)에서 코믹한 연기부터 여심을 사로잡는 사소한 디테일까지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며 '응답하라 1997'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매력을 선사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민석(서인국 분)의 본격적인 오피스 생활이 그려졌다. 형의 다급한 부탁을 받고 리테일팀 본부장으로 출근한 그에게 오피스 생활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슬아슬한 위기 속에서도 피어나는 민석의 능글맞음은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민석은 자신을 보러 몰려온 팀원들 앞에서 쏟아지는 질문 공세를 잘 받아치며 첫 위기를 넘겼다. 그는 "잘생긴건 원래 그렇고 동안은 모르겠고 좋은 피부는..관리를 좀 한다"라고 능청스럽게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회사의 대표인 유재국(한진희 분) 앞에서 닥친 두 번째 위기에도 그는 특유의 능글맞음을 통해 오히려 재국의 신임을 얻었다. 그는 불편한 것 있으면 뭐든지 이야기하라는 재국의 말에 "지금 이 자리가 제일 불편하다"는 솔직함으로 재국을 웃음 짓게 했다. 또한, 골프를 치러 가자는 말에도 "골프는 쳐본 적 없지만, 아직 근육이 쫀쫀하니까. 배우죠 뭐"라고 대답해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응답하라 1997'을 통해 여심을 설레게 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여성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며 마냥 코믹하지만은 않은, 신흥 '로코킹'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길에서 만난 만취녀 정수영(이하나 분)을 사무실에서 보자 반가운 듯, 신기한 듯 그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햄버거를 사달라, 햄버거를 먹을 때까지 자신과 함께 있어달라는 엉뚱한 부탁으로 수영을 당황케 했다.
또한, 퇴근하는 수영을 따라 버스를 탄 뒤, 그가 졸다가 내릴 정류장을 놓칠 뻔하자 버스 기사에게 "내릴 사람 있어요"라고 말한 뒤 수영에게 강냉이를 던져 깨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응칠'에서의 무뚝뚝하면서도 로맨틱한 모습과는 다른 면모이지만 개구지면서도 자상한 모습은 묘한 케미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서인국에게 이 작품은 매우 중요한 작품이 될 수 있다. '응답하라 1997'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 그는 이후 MBC 드라마 '아들녀석들',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 영화 '노브레싱' 등을 통해 꾸준히 작품으로 팬들을 만났다. 안정적인 연기로 호평을 받았지만 '응답하라 1997'이라는 거대한 수식어에 얽매여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
그러나 이번엔 뭔가 다르다. 코믹하고 능글맞고 설레기도 한 이민석이라는 캐릭터를 서인국은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작품에서 날아다니고 있고 '응답하라 1997' 돌풍을 만들어줬던 tvN과의 또 한 번의 작업이다. 오피스 생활을 통해 점차 변해갈 것임이 분명, 입체적인 민석 캐릭터는 '응답하라 1997' 보다 더 깊은 연기를 보여줄 기회도 있다. 과연 서인국이 이름 석 자 앞에 늘 따라다니던 '응답하라 1997'을 지우고 새로운 타이틀을 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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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처세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