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지환의 강렬한 에너지가 '빅맨' 16부작 안에 넘치고 흘렀다. 강지환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강지환이 왜 '빅맨'인지 시청자를 자연스럽게 납득시키며 그를 응원하게 만들었다.
지난 17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빅맨'이 지혁(강지환 분)의 통쾌한 승리로 마무리되며 완벽한 해피엔딩을 맞았다. 지혁은 개미군단과 힘을 모아 대기업 현성가의 권력을 빼앗고, 그들의 비리를 전국민 앞에 폭로하면서 이들을 굴복시켰다. 이후 지혁은 현성의 회장 자리에 올랐어도 두 발로 뛰고 땀흘려 성과를 올리는 등 성실한 태도로 밝고 희망찬 사회를 만들어나가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강지환의 넓은 연기폭이 감탄을 자아냈다. 강지환은 시장통을 전전하던 삼류 양아치에서 현성가의 회장 자리에까지 오르는 지혁을 연기하면서 가족이 그리운 외로웠던 남자, 또 자신의 사람을 지키기 위해 복수해야하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등 전방위로 활약했다.

강지환은 그의 통쾌한 복수가 처음부터 예견돼 있음에도 매회 맞고 쓰러졌다가도 또 다시 일어나는 현성가와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냈다. 어찌 보면 뻔한 결말 위에 갈등을 위한 갈등 상황이 반복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었지만, 그 안에서 조금씩 배우고 성장하는 지혁의 모습을 시청자에 충분히 설명한 강지환의 연기는 드라마의 빈틈을 모두 메우는 놀라운 힘을 발휘했다.
소리치고, 울고 웃고 분노하고 오열하는 다양한 감정 연기도 강지환은 시청자의 몰입도를 깨뜨리지 않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회가 거듭될수록 그에 대한 신뢰감을 더욱 견고하게 쌓아올렸고, 이에 그가 쓰러지면 시청자도 같이 탄식하고 그가 힘을 내면 시청자도 함께 손에 땀을 쥐는 흐름이 가능하게 해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강지환은 앞서 두 번이나 전 소속사와의 갈등에 휘말리면서 활동금지 처분을 받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반복되면서 왕성히 연기하기도 모자란 많은 시간을 수면 아래 잠복기로 흘려보내야만 했던 힘든 시간을 경험한 배우다. 강지환은 '빅맨'의 전작 '돈의 화신' 후 진행됐던 인터뷰에서 하고 싶은 연기를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알았다면서 그래서 더 절박하게, 연기로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처럼 강지환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강지환은 타의로 쉬어야 했던 기간을 작정하고 만회라도 하듯 무서운 에너지로 브라운관을 장악하는 모습이다. 또 그의 개인적인 일과 맞물려 그가 연기하는 인물의 롤러코스터같은 인생의 굴곡이 더욱 강렬하고 절실하게 다가오는 인상을 안기며 그의 연기를 통해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 강렬한 압박에는 더욱 벌떡 일어서고야 마는 그의 뜨거운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는 평이다.
한편 '빅맨' 후속으로는 지현우, 정은지, 신성록, 이세영 등이 출연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트로트의 연인'이 오는 23일 첫 방송된다.
jykwon@osen.co.kr
'빅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