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우리나라도 골드글러브 만들어야"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6.18 10: 40

"수비수들의 능력이나 팀 기여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7)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타자인것과 동시에 뛰어난 외야수이기도 하다. 프로에 와서 외야수로 전향해 처음에는 고생도 많이 했지만 이제는 외야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와 강력한 어깨로 호평을 받는다. 특히 정확한 송구는 손아섭이 가진 또 하나의 무기다.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분위기를 한 번에 바꾸는 외야 수비를 여러차례 보여준 손아섭, 지난 13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결정적인 홈보살로 팀 승리를 지켰다. 하지만 그에 대한 적절한 평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손아섭은 "우리나라는 수비에 대한 기록도 제대로 정리가 안 되어있다"면서 "좋은 수비가 나오면 그때만 '잘했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상대적으로 타격 능력에 비해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다보니 선수들이 수비 훈련보다는 타격쪽에 더 치중하게 된다는 게 손아섭의 지적이다. 그는 "흔히들 하는 이야기가 '수비가 강해야 좋은 팀'인데, 그렇다면 야구계에서도 수비의 중요성을 좀 더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손아섭은 "우리나라도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골드글러브 같은 상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프로야구는 공격과 수비가 합쳐진 골든글러브를 연말에 시상하는데, 현행 선발방식에서는 수비는 물론이고 선수의 타격까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다만 한국에서 수비 능력만 놓고 평가하는 상을 신설, 수상자를 결정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선수의 수비능력을 평가할 기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기록실에는 선수의 실책 개수만 공개되어 있을 뿐이다. 가장 기본적인 기록인 수비율이나 수비이닝, 자살/보살 숫자조차 알 수 없다. 그러니 선수 수비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2차 데이터는 꿈일 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수상하는 골드글러브조차 '인기투표'라는 지적이 있는데, 한국 프로야구에서 수비 하나만 놓고 상을 주기에는 갖춰야 할 점이 적지가 않다. 참고로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골든글러브는 오로지 수비율 하나만으로 수상자를 결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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