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전설은 끝나지 않았다.
삼성 이승엽(38)의 2014년은 이보다 더 화려할수 없는 부활이 되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 17일 문학 SK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작렬시키며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뽐냈다. 이승엽의 3연타석 홈런은 한국에서 3번째로 일본에서도 2번 있었다. 1경기 3연타석 홈런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이었던 2008년 9월16일 요코하마전 이후 2102일 만이었다.
이날로 이승엽은 시즌 홈런 숫자를 13개로 늘렸다.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롯데) 브렛 필(KIA)과 함께 이 부문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승엽을 제외한 홈런 상위 10걸의 평균 연령은 만 29.1세. 이승엽은 올해로 만 38세로 나이를 거스르고 있다. 동갑내기 홍성흔(두산·12개) 이호준(NC·11개)과 함께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산술적으로 이승엽 홈런 페이스는 역대 만 38세 이상 타자 중에서 최다 기록을 기대해 볼 만하다. 역대 40세 이상 타자 중 20홈런을 친 타자는 2007년 롯데 외국인선수 펠릭스 호세로 당시 22개를 친 바 있다. 하지만 역대 만 38세 이상 타자 중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LG 외국인선수 로베르토 페타지니. 2009년 당시 만 38세였던 페타지니는 26개의 홈런을 담장 밖으로 넘겼다.
국내 타자로 한정하면 양준혁이 있다. 양준혁은 2007년 만 38세의 나이로 홈런 22개를 터뜨렸다. NC 이호준이 지난해 만 37세 나이로 20홈런을 기록했는데 이승엽의 페이스라면 이호준을 넘어 양준혁 기록도 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술적으로 이승엽은 약 29.2개 홈런이 가능, 만 38세 국내 타자의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쓸 수 있다.
이승엽의 홈런 페이스는 시간을 거스른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홈런왕들은 30대 중반 이후 급격한 하향세를 보였다. 이만수의 마지막 20홈런 이상 시즌은 만 34세였던 1992년이었고, 김성한도 만 33세였던 1991년이 마지막 20홈런 시즌이었다. 장종훈 역시 만 30세였던 2000년이 20홈런 이상 터뜨린 마지막 해였다. 신체 반응이 느려지는 순간 하향세가 빨리 찾아오는 거포들의 숙명이었지만 이승엽은 이를 보기 좋게 깨뜨리고 있다.
아울러 이승엽은 역대 최고령 전경기 출장 기록에도 도전하고 있다. 이승엽은 올해 삼성의 57경기를 빠짐없이 모두 출장 중이다. 이승엽은 1997·1998·1999·2002년 4시즌 전경기 출장했지만 모두 20대 힘이 팔팔하던 시절이다. 물론 지명타자이지만 만 38세로 불혹이 눈앞인데도 전경기 출장하는 건 의미가 크다.
역대 최고령 전경기 출장 기록은 양준혁과 강동우가 갖고 있다. 양준혁은 2006년 삼성에서 126경기, 강동우는 2011년 한화에서 133경기 모두 출장했다. 그들의 나이는 만 37세로 역대 최고령 전경기 출장 기록을 공유하고 있다. 만 38세의 이승엽이 남은 71경기를 모두 나온다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우고 된다. 이승엽의 위대한 도전이 점점 뜨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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