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들은 죽지 않았다. 녹슬지 않은 실력으로 관록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야구에 노장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지난 17일 문학 SK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폭발시키며 삼성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승엽은 1경기 3연타석 홈런은 국내 무대 처음이었다. 그의 나이가 만 38세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괴력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데뷔 후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며 노쇠화가 의심된 이승엽이지만 올해 보란듯 부활했다. 올해 57경기 모두 나와 타율 3할1푼 67안타 13홈런 43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홈런은 리그 공동 8위. 9개 구단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6번타자로 1위 삼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승엽이 3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날 이호준은 역대 11번째 개인 통산 1000타점 기록을 세웠다. 이날 마산 롯데전에서 이호준은 3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NC의 역전승을 견인했다. 최근 4번에서 5번으로 타순이 하향조정됐지만 찬스에서 주는 무게감은 여전하다.
올해로 만 38세가 된 이호준은 팀의 59경기를 모두 나와 타율 2할8푼2리 60안타 11홈런 46타점으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타점 공동 9위로 찬스에서 해결 능력은 변함 없다. 신생팀 NC가 2년 만에 4강권 팀으로 도약한 데에는 중심을 잡아주는 주장 이호준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두산 중심타자 홍성흔도 만 37세 노장이지만 58경기 타율 3할4푼1리 71안타 12홈런 43타점으로 나이를 무색케하는 활약을 펼치며 두산 강타선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SK에서 한화로 이적한 조인성 역시 만 39세에도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투수 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최영필이 단연 눈에 띈다. 최영필은 만 40세로 투수 중에서 LG 류택현(43)에 이어 두 번째 고령이다. 하지만 6월 1군 등록 후 7경기에서 2승3홀드 평균자책점 0.82로 활약하며 KIA 불펜의 '절대 필승맨'으로 자리 잡았다. 2이닝 이상 투구가 4경기로 투혼을 불사른다.
NC 손민한도 만 39세이지만 28경기에서 3승3패7홀드 평균자책점 2.08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최근 9경기 연속 9⅔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특급 불펜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 마무리 임창용도 만 38세의 고령이지만 21경기에서 3승1패14세이브 평균자책점 3.48를 기록하며 삼성의 1위 행진에 힘을 보태고 있는 중이다.
외국인선수 중에서도 노장의 힘을 보여주는 이가 있다. 바로 롯데 크리스 옥스프링이다. 옥스프링은 만 37세로 외국인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지만 활약상은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최고 수준이다. 올해 14경기에서 81⅓이닝을 소화하며 6승3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 3위와 투구이닝 6위로 순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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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호준-최영필-옥스프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