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러시아] '데뷔전 데뷔골' 이근호, '행운' 만든 노력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6.18 08: 50

자신에게 주어질 단 한 순간의 기회를 위해 구슬땀을 흘려온 이근호(29, 상무 상주)가 월드컵 데뷔전서 골맛을 봤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8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에서 벌어진 러시아와의 H조 첫 경기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첫 경기 무승부로 러시아와 승점 1점을 나눠가진 한국은 오는 23일 알제리와 2차전을 치른다.
베스트11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박주영이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좌우날개로 손흥민과 이청용이 출격한다. 중앙에서 구자철이 공격을 돕는다. 기성용과 한국영은 수비형 미드필드를 맡는다. 포백은 윤석영-김영권-홍정호-이용이 나섰다. 가장 치열했던 우측풀백에서 김창수 대신 이용이 선발로 나온 것이 특이사항이다.

원톱 박주영 카드를 꺼내든 홍 감독의 작전에 이근호는 벤치에서 조용히 출격을 기다렸다. "30~40분을 뛰더라도 90분의 체력을 모두 쏟아 붓겠다는 생각, 2배 이상 뛰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던 말대로 이근호는 경기를 지켜보며 자신이 활약할 시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예상보다 빨리 이근호에게 기회가 왔다.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박주영 대신 후반 11분 교체투입된 것.
이근호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진을 이끈 이근호는 후반 21분 첫 번째 슈팅으로 단번에 러시아의 골망을 갈랐다. 이근호의 슈팅을 잡아내려던 아킨페예프 골키퍼가 공을 놓쳤고,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굴러들어가 행운의 선제골이 됐다. 월드컵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뽑아낸 이근호는 활짝 웃을 수 있었다.
4년 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준비하다가 최종 명단에서 제외돼 고개를 숙여야 했던 이근호는 월드컵에 대한 열망이 그 누구보다 강하다. 비록 한국은 이날 경기서 이근호의 선제골 이후 6분 만에 알렉산더 케르자코프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이근호의 피땀 어린 노력이 만들어낸 행운의 선제골은 노력하는 자는 반드시 보답받는다는 사실을 새삼 알려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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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이아바(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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