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호의 오른손은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8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에서 벌어진 러시아와의 H조 첫 경기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23분 터진 이근호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28분 케르자코프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첫 승이 눈앞에 있던 한국은 승점 1점 추가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의 월드컵 개막전 4연승도 아쉽게 불발됐다.
역시 부상자가 문제였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부상으로 빠져 나가며 바로 실점하고 말았다.

전반서 한국은 중앙수비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측면에서 올라온 러시아의 크로스에 흔들릴 시간이 분명했다. 하지만 홍정호가 높이를 바탕으로 버텨내면서 위기를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한국은 전반서 실점없이 마무리 했다.
하지만 부상 여파로 대표팀 합류가 늦어 훈련량이 부족했던 홍정호의 몸 상태가 나빠지며 한국도 흔들렸다. 교체로 투입된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는 멀티 플레이어어. 중앙 수비수로 활약할 수 있었지만 경기 감각이 너무 떨어졌다. 주전과 비주전으로 완전히 나누어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투입된 황석호는 흔들렸다.
실점 상황서도 홍정호의 빈자리는 컸다. 러시아의 자고예프가 먼저 슛을 시도하는 순간 황석호와 김영권은 자고예프가 볼을 받는 순간 오프사이드라는 주장을 하며 손을 들고 있었다. 그러나 주심과 부심은 어필을 전혀 받아 들이지 않았다.
이어 자고예프의 슛을 정성룡이 쳐낸 뒤 황석호는 자신에게 온 볼을 걷어낸 게 쇄도하던 예셴코의 몸에 맞고 케르자코프에게 흘러 골로 연결된 슈팅을 시도하는 순간에도 황석호는 핸드볼을 주장했는지 오프사이드를 주장했는지 김영권과 함께 다시 손을 들고 있었다. 앞서 볼을 걷어낼 때 황석호는 골라인 쪽으로 차 코너킥을 내주는 것이 보다 정석에 가까운 안전한 대응이었다.
중앙 수비의 역할은 위험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또 위험한 상황이 생긴다면 바로 해결하려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가 슈팅을 시도하려고 했다면 몸을 던지는 육탄 방어 혹은 무리하더라도 태클을 시도했어야 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투입되어 경기 감각이 부족한 황석호는 오른손만 들고 있었다.
러시아는 한국 수비가 흔들리는 사이를 놓치지 않았다. 선제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던 러시아지만 오히려 더욱 강한 압박을 시도했다. 선수 교체 후 5분 동안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놓치지 않은 러시아는 기어코 동점골을 만들어 냈다.
결국 갑작스런 부상에 이어 갑자기 투입된 선수가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정성룡이 러시아의 첫번재 슈팅을 막아내며 위기를 넘기는 것처럼 보였지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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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호(가운데) / 쿠이아바(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