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대한민국의 첫 경기 중계가 열렸다. 지상파 3사는 18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경기를 생중계했다. 이근호가 교체투입 돼 후반전 23분 선취골을 뽑아냈을 때 한 마음으로 기뻐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반응과 해석이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대한민국 이날 러시아와의 첫 조별리그 1차전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 MBC 안정환 어록 또 탄생 "소주 사겠다"
MBC는 이번 브라질 중계에서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로 호흡을 맞췄던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이 중계를 맡아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세 아빠'는 각기 다른 매력과 장점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데, 특히 선수 생활을 거친 안정환의 생생하고 솔직한 어록들이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날 안정환 해설위원은 이근호의 선취골에 대해 "이건 때땡큐 골이다"며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
안정환은 "오늘 완전 때땡큐다. (때땡큐는) 땡큐보다 더 좋은 거다. 나중에 (이근호에게) 소주 한 잔 사야겠다"고 이번 월드컵 중계를 통해 안정환 어록으로 떠오른 '땡큐'를 수차례 반복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곁에 있던 송종국 해설위원은 "더 좋은 거 사세요. 무슨 소주에요"라고 너스레 섞인 핀잔으로 더욱 웃음을 자아냈다.
또 "선수들 저렇게 심판만 쳐다봐서는 안 된다. 심판을 쳐다보지말고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축구는 손보다 발이 먼저" 등의 생생한 충고도 내놨다.
그런가하면 안정환은 후반 러시아가 동점골을 놓자 한국 선수들이 세밀한 부분을 가다듬고 좀 더 정신 집중을 해야할 것을 선배로서 당부하면서도 "나도 뛰어봤는데 정말 힘들다. 잘한 것이다"라며 공감 멘트도 전했다.
김성주는 두 해설위원이 들뜬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과 달리 "후반전 23분만에 선취골이다. 이근호 선수가 와신상담한 첫 번째 골이다"고 캐스터로서 침착한 중계를 이어갔다.
- KBS 작두 예언 이영표 "통했다"
'작두 예언'으로 유명한 이영표와 조우종 콤비의 해설은 차분하면서도 유익했다는 평. 앞서 작두 해설, 작두 예언으로 화제가 됐던 이영표 위원의 날카로운 입담에 조우종의 안정적인 뒷받침이 조화를 이루며 호평받았다.
이날 이영표는 '옐로 카드'를 많이 주는 타입이라는 주심의 성향을 충분히 설명해주고, 그러면서도 "주심을 바꿀 순 없다. 선수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전반전을 0-0으로 마무리하던 시점에 이영표 위원은 "제가 어제 말씀드리지 않았나. 전반전, 70분동안 0-0 상황으로 가져갈 수 있다면 후반전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밝히며 남은 경기에 대한 희망을 드러내 '역시 이영표'란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런 이영표 해설위원는 이근호의 첫 골을 보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후반전에 들어 교체 투입된 이근호를 두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그는 실제로 이근호가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23분 중거리골로 득점하자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라는 말을 연발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흥분을 가라앉히며 "이제 전 예언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최근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영표 해설위원은 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담담한 듯 날카로운 지적과 분석이 귀를 사로잡았다.
- SBS 재미있는 "해설의 정석"
SBS 브라질 월드컵 중계는 배성재, 차범근, 차두리의 각기 다른 매력을 볼 수 있는 중계. 배성재는 재치있고 순발력있는 상황 설명을, 차범근은 관록있는 전문적인 해설을 맡았고, 차두리는 여기에 앙념을 더했다.
특히 이번 중계로 관심을 받고 있는 배성재는 많은 축구팬이 선호하는 캐스터인 만큼 이날 경기에서도 배성재는 발군의 활약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경기 중계의 대부분을 이끌어나가며 경기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차범근을 도와 보조 해설까지 맡았다.
또 그는 이근호 선수의 첫 골을 보고 "역시 러시아는 산유국이다"라는 어록을 만들어내기도.
배성재가 이러한 재치로 승부했다면, 차범근은 관록이 드러나는 '해설의 정석'을 보여줬다. 축구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차범근인만큼 그는 상황과 선수에 맞는 적재적소의 해설로 시청자들의 경기 이해를 도왔다. 독특한 어록보다는 해설의 내실에 충실한 모습이었다.
차범근은 또한 이근호의 골 당시 "통쾌한 중거리 슈팅"이라며 "한 골 싸움이 될 수도 있는 경기에서 이근호가 만들어냈다"고 외치며 선수들, 전국민과 함께 기쁨을 나누며 경기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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